에스프레소이온수기 · 소금정제기 · 독서머신…
끊임없는 사내공모 혁신 주도 조직원들의 ‘창조DNA’ 돋보여
이온수기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캡슐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결합한다. 사용자 체질에 맞게 알칼리 및 산성 이온수를 선택해 그 물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고 다양한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이른바 ‘에스프레소 이온수기’다.
언뜻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제품이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가 사내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시 진행하고 있는 ‘아이디어 공모’에 올라온 제품 구상 가운데 하나다. 커피머신과 이온수기를 결합해 커피를 좋아하는 고객과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을 동시에 잡겠다는 아이디어였지만, 시장성 문제에다 물과 커피를 동시에 취급할 때의 위생문제 등이 지적돼 실제 제품화는 되지 않았다.
위니아만도의 사내공모에는 일주일에도 몇 건씩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올라온다. 화학용 소금에 행여 포함돼 있을지 모르는 유해물질을 정제하는 ‘가정용 소금정제기’, 음식물의 온도와 상태를 자동 인식해 그에 알맞은 열로 작동하는 자가온도조절 전자레인지, 책을 기계로 스캔한 후 음성으로 전환해 읽어주는 ‘독서 머신’ 등 분야도 각양각색이다.
위니아만도는 지난해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의 대부분은 제품 개발로 이어지지 않는다. 제품화 자체가 어렵거나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아이디어들이 많기 때문이다. 알아서 보리차를 끓이고 냉각해주는 ‘보리차 자동끓임 냉각장치’, 전기를 통해 욕실의 제습과 청정을 도와주는 ‘욕실살균처리기’ 등이 시장성이 없어서 기각된 아이디어의 대표적인 사례다. 국물이 많은 동치미, 나박김치 등을 위한 ‘동치미 보관냉장고’ 역시 시장성 부족과 함께 기존의 딤채와 콘셉트가 일부 겹친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물론 아이디어가 모두 허황된 것은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공개하긴 힘들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기존 제품에 기능으로 더해지거나, 향후 새로운 제품 개발로 이어질 아이템들도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위니아만도가 아이디어 공모에 열성인 데는 이유가 있다. ‘딤채’의 안정적인 판매로 회사는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제습기, 정수기, 에어워셔 등에 제한돼 있는 현재의 제품 라인업을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김치냉장고 시장을 창조하고 개척하면서 회사가 급성장했던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위니아만도가 김치냉장고를 시장에 내놨을 때는 모두들 “한심한 짓을 한다”고 했지만, 김치냉장고만으로 매출 1조원을 기록하고 국내 모 대형 전자업체가 김치냉장고 사업부를 인수하겠다고 강력하게 나서는 등 아이디어의 힘을 체험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회사의 매출이나 규모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아이디어와 추진력만 있으면 남들이 보지 못한 시장을 창조하고 성공할 수 있는 DNA가 조직원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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