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요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던 서울시가 실제로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부당 요금을 징수해온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선불 규정 악용, 경차할인 제외 등의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부당 요금을 거둬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 특히 시는 이런 사실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공영주차장 관리ㆍ감독에 심각한 허점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시는 지난달 30일 시민들의 공영주차장 사용의 편의와 합리적 주차서비스 제공하겠다며 요금 부과단위를 10분에서 5분으로 줄인다고 발표해 대표적인 탁상공론 ㆍ생색내기 정책이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공영주차장을 이용했던 회사원 최진성(31)씨는 속았다는 생각에 아직도 분이 안 풀린다. 주차관리원이 요구하는대로 1000원을 냈지만 알고보니 과도한 요금이 청구된 것이었기 때문.

현행 ‘서울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조례’에 따르면 공영주차장은 유형(1~5급지)에 따라 운영시간 내 10분당 100~1000원까지 요금을 부과할수 있다. 운영 시간 이후의 주차는 무료다. 또 운영시간 종료 2시간 이내에 주차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선불로 주차요금을 징수할 수 있지만 운영시간 종료 이전에 나가는 차량에 대해서는 잔액을 반환해줘야 한다. 또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관ㆍ후원하는 행사 차량(100%) ▷국가유공자,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로 등록증을 제시하는 경우(80%) ▷경형자동차, 이륜자동차, 저공해자동차(50%) 등은 요금을 할인해주도록 규정했다.

최씨가 이용한 공영주차장은 3급지로 10분당 요금은 500원,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 곳이다. 하지만 주차관리원은 오후 6시 50분에 도착한 최씨에게 1000원을 받았다. 10분 뒤부턴 무료란 말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최씨의 차량은 경차였지만 50% 할인도 받지 못했다. 주차관리원이 건네준 수기 주차표에는 차종과 1000원이란 글씨만 써있었지만 차량의 입ㆍ출차 시간만큼은 적혀 있지 않았다.

최씨는 “오후 7시부터 무료라고 말해줬으면 굳이 그 시간에 들어가지 않았을텐데 이에 대한 설명은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경차임에도 50%할인도 받지 못했다”며 약올라 했다.

이에 대해 이 주차장을 관리ㆍ운영하는 서울시 산하 금천구시설공단 측은 “부당한 요금 청구와 마감시간을 고지하지 않은 점, 경차할인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잘못을 인정한다”면서 “한명의 직원이 관내 모든 공영주차장을 관리하다보니 세부적인 사항까지 챙기지 못했다. 부당청구된 요금에 대해서는 환불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여름철이면 하루 수 천명이 찾는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이 곳 순복음교회 앞 공영주차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선불은 받되, 차액 반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전자방식이라 차량정보와 입ㆍ출차 시각이 자동기록되지만 요금을 자발적으로 반환해주는 경우는 없었다. 이 주차장은 하절기엔 오후 11시까지 운영되는 곳으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순복음교회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다. 전혀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면서 “관련사실을 조사한 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시민 박모(45ㆍ영등포구)씨는 “그동안 환불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어떻게 국가가 시민들을 이런 식으로 속일수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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