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인터넷세상 속 사이버 폭력
작년 사이버스토킹 1474건…5년간 2.5배 증가 인터넷 이용자 5명중 1명 “단순재미로 악성댓글” 이용자 67%는 ‘OO녀 사건’ 등 신상털기 가세 사실 아닌 것 알면서도 허위사실 퍼뜨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게시판, 미니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통해 공포감을 주는 ‘사이버 폭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누구나 가해자가 될 정도로 범행은 쉽게 이뤄지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심각하다.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지선 아나운서도 SNS와 악의적인 인터넷 댓글에 큰 충격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현재 누구나 사이버 폭력에 노출돼 있다. 최근 SNS가 활성화하고 블로그 등 인터넷 개인활동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SNS나 블로그 활동기록 등을 찾아보면 쉽게 특정 개인의 사진이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구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e-메일이나 쪽지를 보내는 ‘사이버 스토킹’, 다른 사람에게 욕설을 하거나 비속어를 사용하는 ‘사이버 모욕’, 음란한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내는 ‘사이버 성폭력’ 등이 있다.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스토킹으로 입건된 건수는 1474건으로 5년 전인 2006년(597건)에 비해 약 2.5배 증가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서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폭력행위를 할 수 있다. 컴퓨터 자판 몇 번 누르면 가능하다”면서 “현실 세계에서 범죄를 일으키던 사람까지 사이버 세상으로 넘어오면서 사이버 폭력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11 인터넷윤리문화실태조사’에 따르면 사이버 스토킹을 저지르는 피의자 연령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사이버 스토킹 피의자는 10대 5.6%, 20대 28.1%, 30대 31.3%, 40대 25.3%, 50대 8.2%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특히 50대는 2006년(4.8%)보다 배가량 늘어났다.
가장 큰 문제는 누구나 쉽게 사이버 폭력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KISA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 5명 중 1명은 단순 재미나 호기심으로 악성 댓글을 작성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인터넷 이용자 절반이 넘는 57.7%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허위 사실이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가 무심코 누른 클릭 한 번으로 피해자가 생기고 있다. ‘공덕녀 실종사건’ 등 최근 잇따라 발생한 ○○녀 사건을 보면 누리꾼이 트위터를 통해 타인의 개인정보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유포한 것을 알 수 있다. 피해자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순식간에 인터넷 공간에 공개되는 것을 지켜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또 KISA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67%가 신상털기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신상털기 참여 경험자 중 95% 이상은 인터넷을 통해 신상정보를 찾아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사이버 폭력에 대한 처벌이 쉽지 않다. 사이버 폭력은 물리적 폭력에 비해 피해사실의 입증이 어려운 탓이다. 사이버 폭력을 당하는 피해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피해신고를 할 만한 근거가 충분치 않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증명이 어렵고, 사이버 스토커 대상을 명확히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일선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 폭력을 줄이기 위해선 사이버 스토킹 등이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며,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사이버 스토킹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 교수는 “사이버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선 엄격한 법 집행과 함께 윤리교육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KISA는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인터넷 예절, 사이버 폭력 대응법을 교육하는 등 인터넷 자정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를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잊혀질 권리는 인터넷상에 저장된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와 삭제가 가능한 것을 말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사이버 스토킹 등 사이버 폭력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를 당했을 때는 즉시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