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신이 숨겨둔 직장’으로 일컬어지는 한국증권금융이 이번에는 낙하산 인사로 시끄럽다.
실무에 밝아야 할 부사장까지 위에서 내려오니 일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절로 나온다.
한국증권금융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 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부사장에 기획재정부 부이사관 출신의 안자옥 씨, 감사에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김회구 씨 선임 안건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당초 거론됐던 낙하산 인사가 후보로 추천된 까닭이다.
이번에 특히 문제가 된 것은 부사장 자리다. 감사 자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부사장 자리는 전문성이 담보된 내부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했다. 낙하산 인사가 잦다보니 임기가 끝날 때까지도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씁쓸한 농담 아닌 농담도 들린다.
지난달부터 집회를 벌이며 낙하산 인사에 반대해온 노조는 이날 주총에 참여해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노조를 포함한 우리사주 보유 지분은 0.5%도 되지 않아 실력행사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권금융은 증권사가 맡긴 투자자예탁금 관리가 주업무로 독점적인 구조다. 공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상법상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증권금융은 한국거래소가 지분의 11%를 갖고 있고, 우리은행 7%, 우리투자증권 6%, 산업은행 5% 등 정부 영향력 아래 있는 기관이 전체 지분의 30.33%를 보유하고 있다.
독점구조를 누리면서 고액연봉까지 받는 증권금융의 ‘신이 숨겨둔 직장’이라는 별칭에는 부러움과 비아냥이 공존한다. 공적 역할에 맞는 외부 관리감독은 필요하지만 전문성까지 파괴하는 나눠먹기 인사는 곤란하다.
철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증권금융을 직원까지 숨기고 싶어하는 부끄러운 곳으로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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