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6일 ‘제57회 현충일 추념사’에서 다시 한번 ‘종북(從北) 세력’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북한 도발 움직임과 관련한 우리사회 내부의 분열이 가져올 위험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의외로 현충일 추념사에서 종북 세력을 겨냥, 정치적인 쟁점화를 시도함으로써 향후 정국에서 ‘종북과의 견제’가 주는 정치적 함수에 주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 역시 종북 비판은 밑질 것이 없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를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어떤 자들도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이는 최근 이석기ㆍ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 등 통진당의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일어난 부정 경선 의혹과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탈북자 비하 발언’으로 불거진, 이른바 ‘종북 세력’을 직접 겨냥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라디오 연설에서도 “늘 그래 왔던 북한의 주장도 문제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 세력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추념사에 또 종북 문제를 끄집어낸 것은 이 이슈가 정국 주도권에 있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곳곳에서 종북 세력과 관련한 비판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교포 젊은이 중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조국을 지키겠다고 우리 군에 자원입대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자들도 있지만 전쟁이 나면 최전선에서 싸우겠다는 젊은이들의 비율도 우리가 세계에서 제일 높다”고 강조했다.
또 “아직도 북녘 땅에 묻힌 수많은 호국용사의 넋은 고향 땅을 그리워하고 있을 것”이라며 “남북이 통일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바로 이분들의 유해를 찾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에도 6ㆍ25 전쟁 이후 최초로 국군 유해가 봉환된 사실을 언급하며 “이분들을 편안히 모시기 위해 정부는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보훈제도 선진화’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도 보훈의 큰 뜻을 기리고 선양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보훈제도를 선진화해서 유공자들의 희생과 공로를 기리고 예우하는 데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폐쇄적 사회주의 경제 체제와 오랜 군부 통치로 인해 지난 20년간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며 세계와 단절됐던 미얀마가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꾀하고 개방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북한의 변화 또한 촉구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유럽발 세계 경제위기에 대해 거듭 비상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긴장을 늦추지 않고 대외 불확실성에 비상 점검 체제로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