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그리스 정국이 ’시계 제로’다. 지난 6일 그리스 총선 이후 연립정부 구성이 연일 좌초되면서, 무정부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이는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인 긴축 정책에 대한 이견 탓이다. 14일 대통령이 주재하는 협상마저 실패로 끝나면 2차 총선은 불가피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수뇌부에서는 긴축 정책에 반기를 든 그리스의 퇴출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유로존이 지원을 끊으면 그리스 곳간은 7월 텅텅 비게된다. 이는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뜻한다.

유로존에서는 이미 그리스 디폴트를 가정한 ’플랜 B’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유로존 첫 이탈국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유럽을 덮치고 있다.

▶협상 불참 원내2당..2차총선 시 1당 유력= 그리스 연정구성 시도는 연일 벽에 부딪히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이 연정구성을 위해 13일(이하 현지시간) 주재한 비상회의는 성과를 내지 못한채 끝났다. 신민당, 시리자, 사회당 등 3당 대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협상은 14일 속개된다.

하지만 대통령의 마지막 시도는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원내 2당 급진좌파연합 시리자는 14일 대통령 주재 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구제금융을 대가로 강력한 긴축정책을 강제하려는 연립정부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개원 예정일인 17일까지 연정구성에 합의하지 않으면 다음달 총선을 다시 치러야한다. 이에 따라 한달 동안 대법원장 등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2차 총선이 실시될 경우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시리자가 원내 1당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자가 집권할 경우,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스 유로존 ‘퇴출’ 잇단 공개 언급=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장들이 일제히 그리스 유로존 퇴출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이탈은 없다’는 기조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뤽 코엔 벨기에중앙은행장은 14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필요하다면 그리스는 유로존과 평화적으로 갈라설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호노한 아일랜드 중앙은행장은 “기술적으로 그리스 이탈 충격을 관리할 수 있다”면서 “이는 치명적이지는 않겠지만, 바람직하지도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스웨덴 중앙은행의 피어 젠손 부총재는 지난 11일 유럽중앙은행장들이 그리스의 유로 이탈 가능성과 그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유로존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1유로존 전체 회원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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