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등 원로들 쓴소리 잇달아

소위 ‘꾼’들도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정치 전문가들은 통합진보당 부정(不正) 경선으로 불거진 진보진영의 분열과 자가당착 식 물어뜯기를 보며 “언젠가 터질 것이 터지고 만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220만표를 준 유권자를 뒤로 하고, 패권주의에 함몰된 통진당 당권파의 추태에 대해선 ‘악몽’ ‘최악’ ‘비상식’ ‘예측불가’ 등의 표현도 쏟아졌다.

통합진보당의 통합 과정에 적극 개입했던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는 “(2008년 민노당이) 진보신당으로 분당 후 악몽을 꾸는 습관이 없어져 너무 편했는데, 통합을 이야기하자 다시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고 착찹한 심경을 전했다.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는 인터넷매체 프레시안 기고문에서 “이번 사건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진보정당 주류 당권파의 오래된 실천이다”며 “터질 것이 터졌다”고 분석했다. 정치학자는 물론 진보진영 인사들조차 통진당이 앞으로 어디로 튈지 도저히 ‘예측불가’라는 입장을 내놨다. 비례대표 부정선거 이후 일련의 과정이 모두 다 ‘상식’과 ‘예측’을 벗어난 만큼 미래 전망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준석 동국대 정외과 교수는 분당 가능성에 대해 “과거 비당권파와 당권파가 이와 비슷한 문제로 갈라졌던 경험이 있는 진보당이 쉽게 갈라지기는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대선을 앞두고서 당이 이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도 “예전부터 주사파에는 원칙들이 약하고,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비합리적인 요소들이 있어 진로를 점치기 힘들다”고 전제한 뒤 “그렇더라도 현실적 차원에서는 (진보당이) 정치세력의 약화를 우려해 쉽게 깨지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김재연ㆍ이석기 당선자가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원로들도 두 당선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쓴소리를 날렸다.

민주노동당 초대 당대표를 지낸 권영길 통합진보당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통합진보당이 지금 걸어야 할 길은 딱 하나입니다. ‘죽는 길이 사는 길이고 살려고 하는 길이 죽는 길’입니다. 죽어야 삽니다”고 밝혔다.

또한 참여당계의 이재정 상임고문 역시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작태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지적하며 “진보의 명예를 최소한으로라도 지키고 사죄하는 길은 운영위의 결정에 따라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