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최근 서울 지하철 4호선 서울역에서 삼각지역까지 택시를 탄 윤종장(32ㆍ가명)씨. 그는 목적지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결제하려다 깜짝 놀랐다.
택시기사가 “단말기가 없어 카드는 안되니 현금을 달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윤종장씨가 운전석 주행 미터기 주변을 봤지만, 어디에도 카드 결제기는 없었다.
결국 윤종장씨는 택시를 타고 주변 편의점에 가 수수료 1300원을 내고 현금을 인출해 택시기사에게 줘야 했다.
윤종장씨가 탄 택시처럼 단말기가 없는 개인택시가 서울시내에 1500대나 돌아다니고 있다. 서울시는 개인택시에 카드 단말기 설치를 권고사항으로 두고 있어 카드 단말기를 달지 않은 택시기사들을 특별히 규제할 방법이 없다.
단말기 설치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시가 카드 단말기 무료 설치비 15만원, 통신비 5000원, 6000원 이하의 카드 수수료 지원의 유인책을 내놨지만, 택시기사들은 들은 채 만 채다.
서울시의 노력으로 처음 도입됐던 지난 2007년의 경우 단말기 설치는 2만 300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에는 6만 9487대로 늘어났고, 2011년에는 7만 678대의 개인택시에 카드 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아직도 설치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는 개인택시 기사들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아직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은 1500여명 중 상당수는 디지털 기기와는 거리가 먼 ‘고령’ 택시기사들이다.
서울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카드 단말기 뿐만 아니라 휴대폰 조차 사용하지 않는 기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에는 80세 이상 고령 기사 39명이 현재 밤낮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 관계자는 “고령의 기사님 중, 개인택시를 자가용 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상당수 있으며, 이분들은 구태여 ‘카드 단말기설치를 할 필요가 있냐’라고 생각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의 개인 택시기사들의 경우 카드 수수료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주말이나 공휴일이 껴 있을 경우 카드로 결제된 현금이 들어오는데 며칠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말기 설치를 꺼리는 택시기사들에게 공문, 문자 등을 통해 설치를 권하지만 오히려 이들은 서울시와 카드회사가 짜고 단말기 설치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민원을 넣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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