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수진ㆍ박병국 기자]공약(公約)은 지켜져야 하지만, 4ㆍ11 총선 후보자들이 내뱉은 공약은 공약(空約)이 될 확률이 높다.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 등은 모두 일자리 창출 등 민생경제와 복지, 경제민주화 등 거대 공약을 기조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정작 후보자들의 공약은 재개발, 기업유치, 도로 증설 등 개발성 공약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정당의 공약 기조와 달리 후보자들은 당선돼야 한다는 식으로 표심만 유혹하는 민원성 공약을 내놓고 있는 셈이다. 또 일부 후보들의 경우 정확한 근거 없이 이른바 묻지마식 개발 공약을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4ㆍ11총선 후보자들의 공약…대체 무슨 공약이길래= 한국매니페스토실천연대가 지난 3월 19대 총선에 출마한 927명의 후보중 의정활동계획서를 제출한 328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핵심 공약 1141개를 분석해 9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각 당은 복지, 일자리 창출 등의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각 지역구별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지역민원성 개발관련 공약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1141개의 공약 중 서민경제, 일자리, 복지 등의 민생공약(46.1%)보다, 재개발 재건축 유치, 조성 건립 등의 개발 관련 공약(53.8%)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공약은 22.1%, 일자리 관련 공약은 전체의 11.8%, 지역시장활성화 등 서민 경제 관련 공약은 12.2%에 머물렀다. 국책사업 유치, 산업단지 조성, 건립 등의 공약이 22%, 도로를 새로 만들고 확장하겠다는 공약이 20.5% 재개발ㆍ재건축공약이 11.3%를 차지했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은 전체 공약 중 도로관련 공약이 28.7%로 가장 많았고, 유치ㆍ 조성ㆍ건립 관련 공약이 25.1%, 복지 관련 공약이 18.1% 순으로 높았다. 이외에도 일자리는 8.5%, 서민경제 공약은 7.2%였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유치· 조성·건립 관련 공약이 24.3%로 가장 많았고, 복지 관련 공약이 21.9%, 도로 관련 공약이 21.0% 순이었다. 서민경제 공약은 13.8%, 일자리는 9.8%, 재개발재건축관련 공약은 9.3%이었다.
▶개발을 하려는 의원님들…국토해양위 절대 희망= 각 당이 일자리 창출ㆍ복지 등 민생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속내는 다른데 있는 상황이다.
이들 후보자 대부분이 희망하는 상임위원회는 지역민원을 해결하거나 지역개발 도로 건설 등에 유리한 국토해양위원회 활동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매니페스토가 328명의 후보자들로부터 3개씩의 희망상임위원회를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의 경우 134명의 후보자가가 제출한 총 342개의 희망상임위원회 중 가장 많은 19.3%가 국토해양위원회를 희망상임위로 선택했다. 그 다음은 교육과학기술 위원회 13.74%, 지식경제 위원회 10.23%순이었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후보자 140여명이 제출한 전체 355개의 희망 상임위원회 중 보건복지위원회가 13.8%로 제일 많았다. 국토해양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는 각각 13.52%였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연대 사무총장은 “정당이 내세우는 공약과 후보자가 내세우는 공약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정당정치의 후진성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는 정당 공약이 확실히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분나눠 먹기 식으로 공천을 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당과 후보자들의 공약이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당민주화, 정책정당화가 필수적”이라며 “후보자도 자신이 속한 정당의 정책을 모르고, 정당도 이를 심사하지 않고 공천하는데 유권자는 제대로 알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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