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구제금융 협상이 막판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그리스는 3월20일 145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도래해, 협상이 시급히 타결되지 않을 경우, ‘무질서한’ 디폴트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리스 정당들이 개혁 조치에 여전히 이견이 커 이번 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에 대한 손실처리(헤어컷)에 잠정 합의한 것은 다행이지만 손실처리 비율이 70% 이상으로 당초 목표(50%)보다 훨씬 높아져 채권단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그리스 정치권 회동 8일로 또 연기=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을 조율하기 위한 그리스 정치권의 협상이 7일(현지시간) 오후 9시에서 8일로 또다시 미뤄졌다.
대신 그리스 총리는 이날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팀과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협상을 이끄는 대표들 등과 연쇄협상을 벌였다.
PSI는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 중 일부로 민간채권단이 보유한 2000억유로 규모의그리스 국채를 손실처리해 그리스 정부부채 3500억유로 중 1000억유로를 덜어내려는 것이다. 협상에서는 국채에 대해 70% 이상을 손실처리하는데 잠정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총리는 애초 이들과 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 이날 야당 지도자들과 트로이카가 제시한 구제금융 지원 조건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었다. 만일 이 회동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3주째 계속된 이번 협상이 타결되고 이후 9일로 예상되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2차 구제금융 지원 방안이 확정되게 된다.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해 10월27일 자구노력을 전제로 그리스에 1300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하는 한편 민간채권단으로부터 PSI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다. 이를 통해 현재 국내총생산 대비 160%인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을 120%로 끌어내린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그리스 경제전망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합의가 이행되더라도 그리스 정부의 채무상환능력을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돼 지난달말 시작된 구제금융 협상은 교착됐다.
▶獨, 그리스 유로존 탈퇴 반대=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설에 선을 그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학생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계산불가한 엄청난 결과들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축출하려는 어떠한 노력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1300억유로 규모로 합의된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을 증액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로존 역내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증액과 관련해 1450억유로로 늘리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독일 의회에서 “그리스 지원을 위한 독일 납세자들의 기여는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증액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쇼이블레 장관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지원을 위해 추가 역할을 담당하는 데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리스 구제금융 증액과 공공채권단인 ECB의 손실분담 참여 여부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