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경찰 수사권은 죽은거죠 뭐”

22일, 차관회의 결과 총리실이 제시한 ‘검사의 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 지휘 및 사법경찰관리의 수사준칙의 관한 규정’이 원안대로 가결되자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터져나온 한 마디다. 이들은 총리실의 수사권 강제조정안에 불만해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김정일 사망등으로 흉흉한 이때 자신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집단 행동을 애써 자제하는 모습이다.

23일, 서울시내 중부권에 있는 한 경찰서 경위급 인사는 “처음엔 검찰 개혁을 하자며 수사권 조정안을 내더니 오히려 검사의 권한만 강화시키는 이상한 조정안이 도출됐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장이라도 행동에 나서고 싶지만 김정일 사망등으로 시국이 불안한 이때 경찰이 본분을 다하지 않으면 사회가 어떻게 되겠나. 뜻있는 사람끼리도 집단행동은 자제하자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경찰관은 “이번 총리실의 수사권 강제조정안은 10만경찰을 1천명의 검사에게 종속시키는 노예문서다”며 “살인, 강도,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도 현장에 나오지도 않는 검사가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는 이상한 나라가 대한민국 아니냐. 그런데 검사에 무슨 수사권이냐”고 탄식했다.

경찰 출신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인기(한나라당) 의원도 “선거ㆍ공안 범죄의 경우 경찰이 수사를 개시할때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하고, 경찰이 진행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중단이나 송치를 지시할 수 있어 수사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특히 수사중단, 송치명령은 그간 검찰이 제식구감싸기나 경찰사건 가로채기에 악용해온 것”이라며 반대성명을 냈다.

경찰청은 이에 대해 “대통령령안은 검찰 개혁과 경찰 수사의 책임감 향상이라는 형사소송법 개정취지를 반영하지 못한 안이다”며 “27일 국무회의서는 입건지휘, 수사중단ㆍ송치지휘 및 내사 관련 규정이 삭제되길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