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즉통, 통즉변, 변즉구(窮則通, 通則變, 變則久)’. 주역에 나온 말처럼 막히면 통하게 되어있고, 통하게 되면 변하고, 변하면 오랫동안 지속 될 수 있다. 기업경영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제분회사들은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국제원맥시세의 지속적인 상승과 환율상승으로 인해 대한제분과 동아원등 주요 제분회사들의 3분기 실적이 사상 최악이다. 대부분의 제분회사들이 저금리(1-1.5%) 의 미국농무성 GSM 자금을 장단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이 바로 발생할 확률은 실제보다는 적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팔수록 적자인데도 틈만 나면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손가락질 받는 구조적인 문제는 피해가기 힘들다.

밀가루 회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바이오, 해외자원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동아원(008040)의 행보는 그런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년전부터 본격적인 변신을 도모했다. 2009년부터 계열회사인 ‘백초바이오연구소’를 통해 조류인플루엔자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엔 정부 자금을 받아 ‘저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예방 및 면역 증강을 위한 사료 첨가제 개발’을 시작했다. 2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셈.

또다른 바이오업종 계열사인 ㈜제이비줄기세포연구소는 척수손상환자를 위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중이다. 올들어 전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제이비줄기세포연구소의 송창훈(현 조선의과대학 교수) 대표는 지난 2004년 척수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줄기세포 응급 임상시험을 최초로 시도한 바 있다. 연구소측은 전임상시험이 종료되는 즉시 식약청에 임상시험 승인을 신청해 치료제 상용화에 도전할 방침이다.

또 다른 신수종 사업은 ‘스마트와이너리솔루션’이다. 동아원은 올해 서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만찬주를 제공한 ‘다나 에스테이트’를 자회사로 갖고 있다. 스마트와이너리솔루션은 포도의 재배부터 와인의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첨단 IT기술을 통해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개발 중이다. 이 분야에서 2015년 17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곡물개발회사인 코지드를 설립해 캄보디아에서 사료용 옥수수를 반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캄보디아에 곡물 건조장 시설 등이 증설되면 연간 15만톤을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공격적인 신사업 추진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동아원의 행보가 관심을 갖는 이유다.

. ▶ 동아원은 어떤 회사?

1953년에 동아제분이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동아제분을 기반으로 신동아그룹이 만들어졌다. 신동아그룹이 몰락하고 2000년 경쟁사였던 한국제분에 인수되면서 지금의 ‘동아원’으로 재탄생했다. 동아원과 한국제분의 제분시장점유율은 25%가 넘어간다. 동아원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087억원과 235억원. 제분, 사료 외에 IT와 바이오에서 새로운 매출을 일궈내 2015년 1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게 비전이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