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정치적으로는 북한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경제적으로는 북한 내 개발 사업 등을 적극 지원하는 가운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직전부터 군사 협력을 크게 강화하면서 실질적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에 비해 북한에 대한 지분을 주장해야 할 한국측은 중국의 가속페달을 넋놓고 좌시하는 형국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후 중국과의 어떠한 조율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한국을 대화상대국에서 배제시키려는 중국과 북한의 의지도 읽힌다.

군사 부문은 ‘선군정치’로 표현되는 북한 체제 지탱의 핵심 요소로, 그간 북한이 외부와의 군사 교류보다는 자체 군사력 강화에 역점을 뒀던 점에 비춰 보면 최근 북ㆍ중 군사동맹 강화 움직임은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김 위원장 사망 직전 북ㆍ중 군사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된 점에 비춰 보면 김 위원장의 ‘유훈’ 중에는 한ㆍ미ㆍ일에 대응하는 북ㆍ중ㆍ러 삼각 군사동맹과 관련된 것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러시아와 ‘화평사명(和平使命)’이라는 합동 군사훈련을 수년째 하고 있는 중국은 북ㆍ중ㆍ러 군사동맹의 중심축이다.

경제는 교류처를 다변화할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중국 중심에서 벗어나려 할 것으로 예상되고, 정치의 근간이 예상된 ‘세습’이므로 정치ㆍ경제 부문은 크게 유념할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군사 협력의 강화는 우리 정부로서는 매우 긴장해야 할 요소다. 가뜩이나 위축된 북한에 대한 발언권이 더욱 좁아져 결국 ‘통중봉남(通中封南)’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생물’ 같은 경제관계와는 달리, 군사적 화해는 친밀감을 더 키우고 군사적 긴장은 담장을 더욱 높게 할 수밖에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군의 움직임은 발 빠르다. 김 위원장이 사망하자 중국군 일부가 압록강 하류지역인 단둥과 두만강 인근 훈충 등 북ㆍ중 접경지역에 근접 배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사망 한 달 전 방북한 중국 인민해방군<사진>의 리지나이(李繼耐) 총정치부 주임을 면담하고 양국 군의 긴밀한 협력을 확인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사망 열흘 전 쑨옌펑 주북 중국 국방무관에게 이례적으로 훈장을 줬다. 북ㆍ중 군사 협력을 강화한 공로라는 것이다.

중국은 작년에 청진항 3, 4호 부두에 대한 15년 사용권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자국 군함을 사상 처음으로 북한(원산) 항구에 입항시켰다. 비슷한 시기, 북ㆍ러 정상이 양국 합동 군사훈련 추진 등에 합의했고, 김 위원장은 귀국길에 중국 다칭에 들러 중국 고위 대표단을 만나 회담 내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라면 북ㆍ중 합동 군사훈련의 신설도 예상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중국은 북한 급변 사태에 대한 군사적 대처 방안까지 마련해두고 있는 것으로 외교소식통은 전한다. 외국군의 북한 주둔은 불가능하지만, 북ㆍ중 접경지역과 동ㆍ서해상에서 상시 대기하다가 유사시 출격하면 굳이 주둔하지 않아도 충분히 북한 지역 즉각 장악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이 2014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올 8월과 11월 두 차례 시험 출항을 했던 항공모함은 중국군의 기동력을 크게 높여 유사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는 핵심 무기 체계로 기능할 수 있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ㆍ중 군사 교류의 확대 강화 추세는 김정은 체제에서도 가속화될 것이며, 한국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동북아 냉전질서의 부활을 차단하고, 우리의 대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의 과도한 대북 군사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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