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퇴자 모임 ‘더 클래식500’ 회원들

대부분 전문직 지도층 출신

아이들에 희망멘토링 활동

소외계층 바자회·콘서트도

“고독? …먼나라 이야기죠” “우리의 외로움을 잊게 해준 주민과 아이들에게 뭐든 해주고 싶었습니다.”

국내 최초 도심형 시니어타운인 서울 자양동 ‘더 클래식 500’에 입주한 전문직 은퇴자들이 대문을 활짝 열고 주민을 자식처럼, 아이들을 손주처럼 대하면서 현직에 있을 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성)’을 이어가고 있다.

은퇴전 누구보다도 바빴고, 존경받던 위치에 있었기에 은퇴 후 외로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입주한 회원끼리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후원회, 봉사회를 조직하기로 손쉽게 의기투합할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일 외교관 출신인 조영숙 회원은 이웃에 있는 새날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꿈과 희망을 전하는 일일교실’이라는 이름의 ‘토크 콘서트’를 통해 조 회원은 아이들에게 “나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사람”이라는 점을 일깨우면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등을 토닥이며 ‘즉문즉답’식 멘토링 활동을 벌였다. 아이들은 아는 단어를 총동원해서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기도 했고, 스승과 제자는 한국을 세계에 자랑하는 방법을 서로 토론하기도 했다. 희망멘토링은 조 회원이 두 번째였다.

비슷한 시기 다른 한 쪽에서는 후원단원들이 자양3동 ‘행복나눔장터’ 바자에 300여점의 기증품을 전달했고, 느티나무 봉사단의 ‘사랑의 집수리’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더 클래식 500회원들의 나눔활동은 참으로 다채롭고 내실있다. 그만큼 ‘지독한 열의’가 있기 때문이다. 후 세대와 교류하고 싶은 바람, 자신의 재능을 그들에게 전하고픈 이들의 열정을 이끌어 낸 것은 강병직 대표의 세심함이었다.

강 대표는 “은퇴한 분들이 겪는 네가지 어려움 중 정서적인 면과 관련돼 있는 것이 고독과 역할상실”이라며 “은퇴했거나 은퇴를 준비 중인 전문직 고령자 분들이 모여 있는 이곳 회원들께서 나눔봉사에 나선 것은 지역사회 후세들과 회원들 모두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결성된 ‘더 클래식 500 봉사단 및 후원회’는 지난 6일 ‘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아 광진구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올해 벽두부터 회원들의 나눔활동은 마치 자식집 드나들 듯 지속적이고 활기차게 진행됐다.

1월 26일엔 ‘사랑의 떡국 나누기’행사를 벌였고, 2월에는 건국대 소화기병센터 발전기금과 연구기금으로 1000만원을 기부했다.

3월에 광진문화회관 나루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소외계층 31가구의 기초생활 지원을 위한 ‘아름다운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 콘서트에는 김도향, 최백호, 4월과 5월(백순진, 김태풍)등 실력있는 싱어송 라이터들과 박신양, 김희진, 소프라노 이미경 등이 출연했으며, 모아진 성금은 모두 어려운 이웃에게 건네졌다.

6월에는 도예전문가 홍사중 회원이 장학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도자기 전시회를 열었고 9월엔 ‘사랑의 쌀 나누기’ 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 주막’을 진행했다.

삼성그룹 경영진을 지낸 강 대표는 “입주자 편의시설을 완비한 이후엔 정서적인 면을 보듬는 데 신경을 썼고, 단지 내 각종 음식점, 커피숍 등에 외부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설계했다”면서 “고령자의 재능과 경험이 후진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고, 후진들의 존경심이 입주자의 새로운 자부심이 되도록 나눔활동을 보다 다채롭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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