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롤러코스터 대표직 내려놓고 짧은 휴식…내년 총선·대선 역할찾기 향후 행보 주목
“민주당이 이 시대의 화두로 보편적 복지를 제시하는 출발점을 이뤄냈다. 아쉬움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루고 물러나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6일 야권통합이라는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고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날 대표로서 마지막 회의를 주재하는 손 대표의 표정에는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교차했다.
‘손 대표 체제’ 14개월은 그의 정치인생에서 롤러코스터였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박진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배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그는 작년 10ㆍ3 전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잃어버린 600만표를 되찾아 집권하겠다”며 조명을 받았다. 전대 승리를 통해 손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명실상부한 야권 지도자로 자리를 굳혀가는 듯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곧바로 걸림돌을 만났다. 11ㆍ23 연평도 포격사태로 남북대화를 주장한 민주당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뒤이어 예산안 강행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면서 그는 내리막을 걷게 된다. 전대 직후 15%까지 상승했던 지지율이 한자릿대로 떨어졌다.
지난 4ㆍ27 재보선은 손 대표에게 반등의 기회였다. 여당의 텃밭인 분당을(성남)에 필기단마로 출마해 극적인 승리를 쟁취했다. 지지율은 다시 15%대로 치고올라갔고, 야권의 선두주자였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대신해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손 대표는 그러나 이때를 정점으로 추락을 거듭하게 된다.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지도력이 의심받기 시작했고,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후보도 배출하지 못해 ‘불임정당’이라는 당내외 비판에 직면했다. ‘안철수 바람’이라는 새로운 정치흐름에 추풍낙엽이 되기도 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손 대표는 뚝심을 발휘하며 야권의 지상명제인 야권통합에 매진했다. 그 과정에서 한ㆍ미 FTA 때는 ‘민노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고, 합리적인 실용주의자라는 그의 정체성이 탈색되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큰 민주당’이라는 대의로 밀고 나갔고, 결국 11일 임시 전대에서 대의원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통합 결의를 이끌어냈다.
손 대표는 짧은 휴식을 가진 뒤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 찾기’에 나선다. 더 큰 전장(戰場)으로 향하는 손 대표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