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주목받는 故박태준 회장 ‘무소유의 삶’
한평생 “국가·사회에 헌신”
생전 자택 매각 사회환원…
병원비마저 자식에 신세
포스코회장·총리지낸 분이…
설마했던 지인들도 놀라 ‘철의 사나이’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그야말로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말처럼 모든 것을 다 내주고 홀연히 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타계가 더욱 보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그가 죽는 날까지 정말 아무것도 갖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청빈하기로 유명했던 박 회장은 생전 벌어들인 모든 재산을 죽기 전에 이미 사회에 환원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13일 오후 5시께 별세한 박 회장은 죽기 직전 남긴 재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져 주변의 놀라움을 샀다.
김명전 장례준비위원회 유가족 측 대변인(삼정KPMG 부회장)은 이날 저녁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고인의 재산상황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본인 명의의 집이나 주식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특별히 사회에 환원할 만한 재산은 없다”고 말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의 이력이 보여주는 무게가 있는데, 그런 사람이 이렇게 가진 것 없이 살아왔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이었다.
실제로 박 회장은 폐부종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본인 명의의 집이 없어 맏딸인 진아 씨 집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생활비는 물론 병원비도 부담하기 힘들어 자식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사회에 환원할 만한 재산은커녕 자식들에게 나눠줄 유산도 없는 것이다.
아무리 박 회장의 성품이 청렴했다고 해도 육군 소장으로 전역해 포스코 초대 사장과 국무총리까지 지낸 인사답지 않게 사재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게 주변의 반응이었다.
박 회장의 사재가 남아 있지 않은 것은 생전에 이미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000년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북아현동 자택을 포함해 사재를 모두 정리해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특히 집값 전액을 기부한 북아현동 집은 박 회장이 40여년간 거주했던 곳으로, 15곳의 전셋집을 전전하며 겨우 마련한 집이었기에 놀라움이 더 크다. 하지만 박 회장은 집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접고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과감히 집을 매각했다. 자신의 재능과 열정은 물론, 유일한 재산인 집까지 국가에 모두 내어준 것이다.
삶의 보람을 ‘순교자적 희생’에서 찾았던 생전 박 회장다운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런 결단은 가족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에 가능했다. 국가와 사회에 대한 충성심과 보은 정신으로 평생을 살아온 그답게 생을 훌륭하게 마감했다고 지인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신소연 기자@shinsoso>
carrier@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