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 될까 우려
지도부 사퇴 파장 예의주시
붕괴를 향해 달려가는 한나라당호(號)가 5년 전 열린우리당 붕괴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청와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한나라당 ‘쇄신파동’이 가깝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킹 사건에서 촉발되기는 했지만 그 근원을 따져 올라가 보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와 ‘이명박 정부 실정’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아 사태의 파장을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7일 한나라당 지도부 일부가 동반 사퇴하고 홍준표 대표는 퇴진을 거부하는 등 내홍이 격화되는 데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여당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인 만큼 청와대가 개입할 수도 없고 개입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기자들과 만나 “당의 고민과 충정을 이해한다. 지켜보자”고만 말했다.
청와대는 이처럼 침묵을 지키면서도 한나라당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파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청와대가 걱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과거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결국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실정과 측근 비리 등을 내세우며 열린우리당을 깨고 다시 새천년민주당으로 옷을 갈아입었던 상황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후반 잇단 선거 참패와 측근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과 갈등을 겪다가 결국 대통령과 ‘선긋기’하려는 당의 요구에 밀려 사실상 쫓겨나다시피 탈당을 해야 했다. 열린우리당의 운명도 비슷했다. 호남 지역정당인 민주당과의 통합파 의원들이 집단 탈당함으로써 국회 과반을 유지하는 데에 실패한 뒤 2007년 8월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했다.
지난달 당 쇄신파 소속 의원 25명이 청와대에 전달한 서한에서 탈당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 쇄신을 요구했던 것도 심상치 않은 전조다. 더욱이 유승민 당 최고위원이 최근 당이 살고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과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하는 등 집권 5년차 대통령과 ‘선긋기’가 본격화할지가 관심이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