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스 파문 위기감 직격탄
‘실패한 실험’오명 속
5개월만에 사실상 막내려
지난 7월 ‘변방에서 중심으로’ 우뚝섰던 홍준표대표 체제가 실패한 비주류 실험이라는 오명 속에 불과 5개월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홍 대표는 일단 3인의 최고위원으로부터 강요받은 사퇴를 거부하면서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수사를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식물대표’로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에 이은 한나라당 의원실 소속 9급 비서의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파문으로 당내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2040’의 폭발하는 민심도 홍 대표의 입지를 좁히는 결정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 15년간 내리 4선을 하는 동안 홍 대표의 위치는 ‘변방’이었다.
야당 시절 대여(對與)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데 이어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 잇따라 출마해 특유의 재치로 깊은 인상을 남겼지만 당내에서는 줄곧 ‘비주류’였다.
당 전략기획위원장, 혁신위원장 등을 역임했지만 본인 표현대로 당직다운 당직과는 거리가 멀었다. ‘독불장군’ ‘돈키호테’ 등으로 표현되는 홍 대표의 자유분방한 성품과도 무관치 않다.
홍 대표가 취임 이후 당청 관계 재정립, 친서민 행보 등을 통해 특유의 쾌도난마식 해법을 선보인 것도 기존 당대표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이런 이유로 최근까지도 당 내에서는 ‘대안부재론’이 회자되는 등 홍준표 체제의 임기 연장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연일 터져 나온 악재 앞에서는 홍 대표도 중과부적이었다.
홍 대표는 “파도를 잘 헤쳐 나가는 것이 정치”라고 강조했지만, 위기감에 직면한 소속 의원은 “한나라당호(號)의 조타수를 바꾸지 않고서는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반박했다.
취임 이전부터 지적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불안정한 이미지와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거침없는 입담도 결과적으로는 홍 대표에게 가랑비에 옷 젖는 잔 펀치가 됐다.
홍 대표는 지난 8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 이후 “사실상 승리”라고 해 빈축을 산 것을 비롯해 10월 26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패배이후에는 “졌지만 승리했다”는 묘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끊임없는 구설에 시달려왔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