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이 29일 국회에서 진행한 형사소송법 개정 대통령령 토론회는 사실상 ‘경찰만의 잔치’로 끝났다.
검찰을 담당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아닌 경찰을 맡는 행안위가 주최한 자리인 데다 토론장 입구부터 수사 주체성을 주장하는 경찰의 각종 유인물과 현수막이펼쳐져 마치 경찰 행사를 방불케 했다. 토론회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일선 경찰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6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의원회관은 행사 20분 전에 이미 꽉 찼다.
전국 각지에서 온 경찰들이 ‘근조 경찰수사권’이란 검은 리본을 달고 가슴과 등에 ‘형사와 검사의 TV 맞짱토론을 촉구한다’는 스티커를 붙이기도 했다.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경찰들이 건물 내부로 모여들면서 의원회관은 1층 주요복도마저 혼잡한 모습이었다. 건물 밖에서 자리를 지킨 경찰도 100여명에 달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바닥에 깔린 현수막과 벽보 등을 통해 “총리실의 입법예고안은 경찰의 수사 주체성을 인정하자는 형소법 개정 취지와 국민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했다”면서 “하지만 벤츠 검사 등 부정·부패·비리 검사를 마음껏 수사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조정안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일선 경찰의 주장을 강조했다.
경찰이 대다수인 방청객들은 경찰 출신으로 유일한 현직 국회의원이자 경찰의 수사 주체성 확립 문제에 가장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인기 국회 행안위원장이 입장함과 동시에 큰 박수를 보냈다.
이 위원장은 “반대 의견을 보이는 사람도 존중해달라”고 당부했지만 방희선 동국대 법대교수가 검찰 측 주장을 변호하는 내용을 발표할 때에는 객석 곳곳에서 항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 국무총리실 입법예고안은 개정 형사소송법과 정반대로 가는 개악 시행령으로 국회의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법률을 하위 명령인 대통령령을 통해 박탈하는 것은 입법권에 도전”이라고 하자 방청객들은 발언을 중간 중간 끊으면서까지 큰 박수를 쳤다.
이 토론회 말미에는 검찰 측 주장에 동조한 교수들을 대상으로 항의성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선 경찰들이 제안한 ‘맞짱 TV토론’에 응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두식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은 “오늘 했으면 된 것 아니냐”고 답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