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7, 크로아티아, 사진 오른쪽)과 ‘천재’ B.J 펜(32, 미국)이 이종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크로캅과 펜은 30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가스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센터에서 열린 ‘UFC 137’ 헤비급과 웰터급 매치에서 각각 로이 넬슨(미국)과 닉 디아즈(미국)에게 패했다.

이날 크로캅은 파워 파이터 넬슨에게 시종일관 밀리며 TKO패를 당했다. 2라운드까지 넬슨의 파상공세를 막아낸 크로캅은 자신의 특허인 왼발 킥과 한템포 빠른 스트레이트 펀치로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1분을 남기고 넬슨에게 체중으로 압박당한 뒤 무차별 파운딩을 당했다. 결국 크로캅은 3라운드 1분 30초 만에 TKO로 무릎을 꿇었다.

최근 UFC 무대에 올라 3연패를 당한 크로캅은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이 나의 마지막 UFC 경기”라고 밝혀 UFC 무대 은퇴를 잠정 선언했다. 그는 이종격투기무대인 K1과 프라이드에서 전성기를 누리며 예멜리야넨코 표도르(35, 러시아)와 함께 이종격투기 세계 양대 산맥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로캅은 30대 중반으로 넘어서면서 나이와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보여왔고 결국 쓸쓸한 현역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하락세를 나타내던 크로캅의 은퇴와 달리 B.J. 펜의 은퇴선언은 다소 갑작스러웠다. 지난 존 피치와의 무승부 이후에도 “패하면 선수생활을 그만두려 했다”고 밝혔던 B.J. 펜은 닉 디아즈와의 장렬한 싸움 끝에 결국 판정패했고 “이제 그만두겠다”며 해설자 조 로건 뿐 아니라 현장의 관중들을 놀라게 했다.

입장 당시 갑자기 눈물을 뿌리며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B.J. 펜은 자신의 고별무대가 될 지 모르는 옥타곤에 들어서면서 심경이 복잡했던 모양이다.

체격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B.J. 펜은 경기 초반 특유의 타격감과 유연함으로 디아즈를 괴롭히며 우세를 가져갔다. 그러나 상대인 디아즈는 뚝심 있게 B.J. 펜을 압박했고 결국 고질적 문제인 체력이 소진되며 급격히 궁지에 몰려갔다. 스탠딩 상황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았던 B.J. 펜은 디아즈의 느릿하지만 충격을 계속 쌓아가는 좀비 복싱에 무수한 정타를 허용하며 결국 무너졌다.

B.J. 펜은 경기 직후 “난 최고의 레벨에서 경쟁하고 싶었다. 이렇게 계속할 수는 없다”며 은퇴를 뜻하는 말이냐는 질문에 “내게는 두 딸이 있고 그 중 동생은 곧 태어난다. 이제 그만두겠다(I’m Done)”며 어두운 표정으로 옥타곤을 빠져나갔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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