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 정부가 막대한 부채로 허덕이는 지방정부에 채권발행을 허용해 자금난의 숨통을 터주기로 했다. 지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1994년 채권발행을 금지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21일 라오둥바오(勞動報), 월스트리트저널 등 내·외신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지난 20일 저장(浙江), 광둥(廣東), 상하이(上海)시 선전시 등 4개 지방정부에 채권발행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방정부는 3년 또는 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들여올 수 있게 됐다.

아직 채권발행 한도는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4개 지방정부에 200억~300억위안 정도의 채권발행이 허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이들 4개 지역에 대해 시범적으로 채권발행을 허용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채권에 대한 투자는 중국 투자가뿐만 아니라 일부 외국기관 투자가들에게도 허용된다.

중국 중앙정부는 일부 지방정부가 지방채 발행 남발로 파산위기에 처하자 건전성을 유지하기위해 지난 1994년부터 지방정부들이 마음대로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도록 규정해왔다.

대신 중앙정부가 채권을 발행해주고 있다. 그동안 지방정부 대신 중앙정부가 발행한 지방채는 연 2000억위안 규모다.

이번 채권발행 조치는 지방정부의 과도한 채무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방공기업들을 경쟁적으로 설립한 후 은행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후 지방공기업들의 상당수 사업이 좌초하며 지방재정의 위험가능성이 부각돼 왔다.

현재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는 10조7100억위안(약 1940조원)으로 중국 전체 GDP의 27%에 달한다. 문제는 올 연말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지방정부 채무의 약 40%에 해당하는 4조5000억위안(약 810조원)의 만기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만약 지방정부가 부채를 갚지 못하면 은행들의 부실이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되면 은행권 뿐 아니라 전체 경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의 채권발행으로 은행부채에 대한 디폴트가 예방될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가 기반시설 설립을 위한 자금을 더 쉽고 유연하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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