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경제대국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로존 부채위기 해법을 조율하기 위해 19일 긴급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EU 정상회담에서 결단이 내려지지 않으면 유럽의 결속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호소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긴급회동에서는 양국이 이견을 빚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구체적인 운용방식과 증액 범위를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마리오 드라기 ECB 차기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등 주요 경제기구 수장들도 참석했다.

▶ EFSF 증액 여전한 이견=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9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긴급 회동을 가졌다. EFSF 등 유로존 재정위기 해법에 관련한 양국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것이었다.

독일과 프랑스는 EFSF 확충 규모를 두고 대립 중이다. 부채 위기를 겪는 유로존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한 EFSF는 현재 4400억 유로 규모로 재정위기를 진정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EU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를 주축으로 1조~2조 유로 범위 내에서 증액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는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양국은 EFSF의 규모를 늘리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액수와 세부적인 운용방식에 대해서는 접점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당초 프랑스는 EFSF로 부실국채를 손실보증하는 레버리지 활용 방안을 주장해왔으나, 독일이 반대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독일과 ECB는 EFSF가 보증한 국채를 ECB가 무조건 매입하는 방안을 반대하고 있다.

이날 긴급 회동 후 양국 정상은 별다른 논평이나 기자회견 없이 자리를 떠, 의견 절충을 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도 협상이 성공적이었냐는 질문에 “이번 주말에 계속 만나야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프랑스 정부 대변인인 발레리 페크레스 장관도 프랑스와 독일이 23일 EU 정상회담 직전까지 긴밀한 접촉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페크레스 장관은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EU 정상회의는 유럽과 프랑스에 아주 중요한 회의”라며 메르켈 총리와의 전화 회동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 EU 정상회담 재정위기 전환점?=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 회원국은 이번 정상회담이 역내 재정위기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로 보고 포괄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19일 WSJ과의 인터뷰에서 “23일 EU정상회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EU 역사상 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독일 측은 EU정상회에서 18개월동안 지속된 유로존 재정위기를 한번에 해결할 성과가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프랑크푸르트 긴급회동에 참석한 독일 정부 관계자는 WSJ에 “유로존 위기 해법에 대해 아주 조금씩 신중하게 진전되고 있다”면서 “지나친 기대는 실망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럽 각국 수뇌부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번 주말 열릴 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재정 위기를 종식시킬 최종안이 합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