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11일 1박2일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지도부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방중에서 양국간 천연가스 가격협상 타결 가능성이 커지는 등 중-러 관계가 사상최고의 밀월기를 맞는 분위기다
30시간의 짧은 방중이지만 푸틴 총리는 경협 및 투자확대 방안, 신기술 분야 협력, 주요 국제문제를 의제로 중국측과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방중에선 양국 간 장기적 에너지 분야 협력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영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과 석유회사 로즈네프트의 회장 등이 160명의 수행단에 포함된 것을 보면 이번 방문의 초점이 에너지분야 협력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베리아산 천연가스 도입 문제는 2008년 원 총리와 푸틴 총리 간에 합의가 이뤄졌다. 오는 2014년부터 30년간 중국이 매년 700억㎥ 안팎의 시베리아산 천연가스를 장기공급받는 내용이다.
지난 4년동안 양측은 공급가격을 놓고 매년 수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이번에 양국은 푸틴 총리와 원자바오 총리 간 정상회담, 왕치산(王岐山) 부총리와 세친 부총리 간 실무회담을 병행해 천연가스 공급가격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금융과 통신 등 38개 항목에 걸쳐 55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협정도 맺을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또 중동과 유럽지역의 문제 등 주요 국제 현안뿐 아니라 6자회담 참가국의 지도자로서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양국 관계는 밀월기를 맞고있다. 양국 간 교역액은 지난해 600억달러를 초과, 2000년보다 무려 6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양국 간 교역액은 358억8900만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9.6% 늘어나는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11일 ‘중-러 양국 관계는 사상 최고의 밀월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올해는 ‘중-러 우호협력조약 체결 10주년‘일 뿐만 아니라 ‘중-러 간 전략적 협력파트너 관계성립 15주년’이 되는 해”라며 “양국 간 공동노력으로 현재 두 나라는 역사상 최고의 밀월기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양국 간 정기적인 고위층 회담 메커니즘은 다른 대외관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에너지, 과학기술, 군사 등 여러 방면에서도 양국이 대형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는 등 실질적인 협력이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혜와 반목의 역사를 겪던 중-러 관계가 좋아진 가장 큰 이유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사방에서 조여오는 서방의 압력을 꼽을 수 있다. 서방의 견제에 양국이 손을 잡고 대응하는 것이다.
여기에 경제적으로 볼 때 양국은 상호보완 관계에 있다. 러시아는 중국에 에너지, 무기, 우주과학 분야의 기술을 전수해 주면서 중국의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진전은 주역에 나오는 ‘동성상응, 동기상구’ (同聲相應, 同氣相求)’라는 구절로 설명할 수 있다.
‘같은 소리끼리는 서로 응하며, 같은 기운끼리는 서로 구한다’는 뜻으로 서방의 대 러시아 및 대 중국 정책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 한 양국의 협력관계는 더욱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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