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발(發) 호재는 채 3일을 가지 못했다. 그리스가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불거진 탓이다. 여기에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경제위기 전염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락세다. 코스피는 장중 100포인트 넘게 떨어젔고, 달러화에 대한 원화값은 15개월 만에 장중 1200원까지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다. 전일 휴장으로 해외증시 등락을 반영하지 못한 까닭에 유독 서울시장의 출렁임이 심하다.
4일 코스피는 1700이 힘없이 무너지며 시작해 개장 6분 만에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장중 한때 직전 거래일보다 111포인트나 급락하는 등 장중 내내 약세기조를 이어간 끝에 직전 거래일 대비 63.46포인트(3.59%)가 급락한 1706.19로 마감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이 동반 순매도를 보이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대부분 증권사들이 이달 증시 전망을 통해 제시했던 코스피 하단선 1600선도 지지가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을 경우 1600선 붕괴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함께 20원 이상 오르며 1200대로 진입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역외시장 수요가 늘었고, 특히 무역수지 흑자 폭 감소에 따른 달러공급 차질까지 예상되며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정부가 달러스와프 추진 방안을 내놓으며 시장달래기에 나섰으나 잠시 1190원대로 돌아서는 듯했던 환율은 이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장중 한때 1208.2원까지 상승했다. 환율이 장중 120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7월이후 15개월만에 일이다. 환율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자 다시 외환당국의 개입 추입 물량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상승폭이 다소 둔화, 전일 대비 15.9원 오른 1194.0원을 기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역외세력이 집중적으로 달러를 매수하고 있다”며 “그리스에대한 구제금융 추가 지원 여부가 다음주로 미뤄진 점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길용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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