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에서 그린 디자이너로 변신한 대니 서. 그는 2세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12세인 1989년 친구 7명과 함께 단돈 23달러로 환경운동단체 ‘지구 2000’을 만들었다. 이후 8년 만에 회원 2만6000명의 거대조직으로 키워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피플 지는 98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 중 한 명으로, 워싱턴포스트 지는 99년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22세 청년’으로 서 씨를 각각 선정했다. 동물보호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기금모금과 강연 등을 벌이다, 최근에는 환경적 실천을 구체화한 그린 디자이너로 변신했다. 친환경 집꾸미기를 목표로 폐품을 이용한 생활용품을 자신의 브랜드로 출시하고 있다. 그가 10월5일부터 6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2011 헤럴드 디자인포럼’에 첫번째 세션 토론자로 참가한다. 행사에 앞서 이메일을 통해 그를 만났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에서 그린디자이너로 변신했다. 이유와 계기는?
- 내 커리어를 바꿨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난 단지 사람들이 내게 하기를 원하는 일에 참여하는 것 뿐이다. 사회활동가로서 나는 천연 자원의 보존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일해 왔다. 나이가 들면서 내가 매일 생활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이나 환경에 ’깨끗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린디자이너가 되면서 혹독한 노력없이 사람들이 친환경적으로 산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이같은 삶의 방식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거나 영향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고도성장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배제되다가 최근 그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한국의 그린디자인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또 개선점은?
- 디자인은 아름다운 물건을 창조하는 그 이상이다. 디자인은 사람들이 물건을 인지하는 방식을 바꾼다.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고 도구를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를 준다. 난 미국인으로서 낭비하는 것이 참 쉽다는 것을 매번 느꼈다. 땅덩어리는 넓지만 도처에 재활용되지 않은 쓰레기가 널려있는 것을 쉽게 본다. 한국과 같은 아시아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한국은 미국처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디자인을 사용해야하는 훌륭한 모범 국가 사례라고 본다.
▶2008년 CBS방송의 얼리쇼에서 “친환경적 사고가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지구는 자원의 총량이 한정돼 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해결책이나 방법 등은 당신이 재산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나는 그린운동이 부자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또 내 삶의 목표는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2000년부터 그린디자이너로 변신해 재활용과 친환경적 집꾸미기를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 환경운동가에게 디자인의 의미는 무엇인가.
- 지난 2000년 첫 디자인북을 저술해 인테리어 디자인업계에 상당히 충격을 줬다. 난 디자이너들에게 “의뢰인의 집에 가서 쓰던 것을 모두 폐기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가득 채우는 일을 수십년동안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내게 디자인이란 ’질, 내구성, 영구성’을 의미한다. LED 전구를 그 예로 생각한다. 이 전구는 수은을 포함하지 않고 절전할 수 있어서 친환경적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빛을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이를 소멸시킬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어야한다. 영속적인 디자인과 기술의 결합이 살기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본다.
▶폐품이나 재활용품을 새 물건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에서 디자인이 어떤 방식으로 제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나?
- 난 이 작업을 ’업사이클링’이라고 부른다. 창조적이기 때문이다. 모든 물건들은 새로운 경지로 올려준다. 난 세제용기는 업사이클링하지 않고, 잘라서 나무나 새 모이통으로 재활용한다. 나무에 세제용기가 매달려있는 것만큼 흉한 게 없기 때문이다.
▶ 버려진 물건과 중고품의 가치를 발견하는 그린디자이너의 역할과 전망을 어떻게 보나?
- 모든 사물에서 잠재력과 미를 보는 것은 축복이다. 나는 도로가에 버려진 쓰레기더미 속 의자를 ’도전과제’로 본다. 플라스틱 생수병을 담는 비닐백 역시 쓰레기가 아닌 아름다운 조화를 담을 수 있는 바구니로 보인다. 집을 꾸밀수 있는 물건들은 독창적이고 특별할 수도 있는 것이다.
▶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고 안락함과 실용적 멋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지구환경보호에 동참하게 하는 ‘의식있는 스타일(Conscious style)이 21세기 환경운동의 핵심코드라 지목했는데 이것의 구체적인 의미는?
- 의식있는 스타일이란 진화됐고, 현대적이고, 깨어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가구를 위해 매일마다 훼손되는 숲에 대해 좀더 관심가져야하고, 이를 대체할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또 농산물을 기르는 땅과 작물을 기르기 위해 마구 뿌려지는 농약에 대해서도 늘 우려해야 한다.
▶이번에 열리는 헤럴드 디자인포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조언을 해달라.
- 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주제로 대화한다면, 우리 모두가 지구 환경을 위해 옳은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리=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