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계 생명보험사인 ING생명이 설립이래 최대 규모인 4000억원의 주주배당 계획을 추진하다가 금융당국의 저지로 불발됐다. 대신 ING생명은 ING그룹과의 협의를 통해 배당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4분의 1수준으로 줄인 950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26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지난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결산 후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결정된 총 4000억원의 주주배당 계획을 결국 철회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ING그룹이 네델란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공적자금 상환 일환으로 한국 ING생명에 주주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ING생명이 특별한 케이스로 무려 4000억원의 배당을 실시하려 했으나, 금융당국의 반대로 계획을 접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8월 보험사 CEO와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권혁세 금감원장이 향후 금융불안 상황에 대비해 고율배당을 자제하라고 했던 이유가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수년간 흑자경영을 유지해 온 ING생명은 설계사 대량 스카웃, 영업망확대 등 공격적인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위해 주주배당을 자제해왔다. 지난 2010 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에도 당기순익 1632억원을 거둬들였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타격을 입은 ING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부로부터 구제금융(100억 유로)을 지원받은 후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추진중인 기업상장(IPO)의 원활한 준비를 위해 한국 ING생명에 대규모 주주배당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입장은 달랐다. 금융당국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통한 수차례 고액배당을 실시하는 등 외화반출에 먹튀논란 등으로 외국계 기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태에서 ING생명 역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와 지급여력비율 등 재무건전성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당규모가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이고 여론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향후 예상치 못한 위기상황에 대비해 고액배당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며 “게다가 해외법인 중 한국법인에만 배당을 요청한 것으로, 여론과 고객의 신뢰를 감안할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 분위기도 경영진을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ING생명은 조직개편을 두고 일부 논란이 일면서 담당부장이 물러나는가 하면 노조와 합의 없이 성과급을 지급했다가 직원들이 성과급 반납운동을 벌이는 등 내부적으로 극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ING생명 관계자는 “주주배당을 통해 엄청난 자금이 그룹으로 나갈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며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직원의 대우에는 인색하면서 주주들에게는 고액배당을 한다는 것에 불만이 적지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양규기자 @kyk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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