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아이넷 PER 하락세
자리 옮겨도 저평가 여전
하나투어 상장 예심 청구
밸류에이션 차이없어 부담
국내 증시 약세장으로 전환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유리
코스닥이 좁다며 코스피로 옮기는 기업이 줄을 섰지만, 옮긴 뒤 주가는 시원치 않다. 이전을 결정했을 때와 달리 국내 증시가 약세장으로 바뀐 탓이 크다. 코스피200 중심의 기관자금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보다 중소형주 위주의 코스닥이 더 유리해진 상황이다.
지난 7일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블씨엔씨는 상장 첫날 2%대 상승했지만 이튿날부터 하락 전환했다.
코오롱아이넷 역시 이전 상장 첫날(7월 19일) 하락했다가 7월 26일 6%대 급등도 연출했지만, 주식 인기도를 측정하는 주가수익률(PER)은 이전을 전후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올해 주당 예상순이익(EPS) 258원을 기준으로 이전 직전 PER는 8.4배, 이전 뒤 최고가 때 8.9배, 지금은 7.2배 수준으로 더 낮아졌다. 동종 업종 코스닥 상장사인 포스코ICT의 현재 PER는 올해 예상 EPS 308원을 적용하면 22배다. 코오롱아이넷으로서는 코스피로 옮겨도 저평가는 여전한 셈이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심을 청구한 하나투어도 이전 상장 뒤 주가 추가 상승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여행업 1위 하나투어의 현재 PER는 올해 예상 EPS 2489원을 적용해 19배 수준으로 업종 내 3위 레드캡투어(6.5배)보다 3배가량이나 높다. 그런데 레드캡투어의 EPS는 2936원으로 하나투어보다 높고, 최근 주가 흐름도 더 양호하다. 거래소로 간다고 해도 당장 더이상 밸류에이션 차이가 벌어지기는 부담스런 수준이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시황이 좋지 않은데도 옮기는 배경에는 일부 펀드 포트폴리오가 코스닥 종목 매수를 꺼리는 점 등 기관투자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결국에는 어느 시장에 있느냐보다는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실적, 성장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과거 이전의 성공 사례는 NHN, LG유플러스 등 몇 개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한다. 기업이미지 개선, 외국인 투자 유치 등 대외적인 효과를 제외하고, 증시에서 절대주가 평가만 따지면 나머지는 별반 큰 차이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악화된 증시 상황을 피해 이전 상장 일정을 연기하려는 기업도 등장했다. 코스닥의 파트론은 이달 말 주총에서 코스피 예심 심사 청구에 관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파트론 관계자는 “당초 연내 이전할 계획이었지만, 주주들 사이에서 증시가 좋지 않으니 다음으로 미루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주간사와 협의해 심사 청구를 내년으로 미루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코스피로 이전했거나 이전 상장이 확정적인 코오롱아이넷, 에이블씨엔씨, 하나투어 등 3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1516억원, 2332억원, 5651억원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총 1조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밖에 심팩메탈로이(SIMPAC METALLOY), 한국토지신탁, 파트론이 연내 이전 상장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 jshan@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