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직원 7명이 과거 소송기록에서 떼 낸 수입인지를 몰래 갖고 있다가 민원인이 낸 현금을 받고 새 것과 바꿔치는 수법으로 인지대금을 가로채다 적발돼 지난 4월 파면됐다. 이들은 모두 9억6690만원어치의 수입인지를 훼손했으며 이 중 약 3260만원 상당을 재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경산시 차량등록사무소에서 근무하던 A씨는 1000원권 수입증지에 ‘0’을 덧붙여 1만원권 고액 증지로 만드는 방법으로 4억5900만원어치의 위조 증지를 판매하고 그 가운데 3억8000만원을 횡령하다 구속됐다.
이처럼 각종 수납금 및 벌금 징수를 위해 사용되는 수입인지 및 증지를 바꿔치기하거나 위조해 돈을 챙기는 공무원 비리가 끊이지 않으면서 수입인지 및 증지가 부패와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일선 공무원이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새 인지를 헌 인지와 바꿔치기하거나 소인을 지운 인지를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할인가격으로 팔아 챙기는 등의 방법으로 횡령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건당 수백만원이나 하는 고액의 수입인지나 증지의 경우 추후 바꿔치기 할 수 있는 부정의 여지가 커 개선이 시급하다.
울산지검 특수부는 지난 6월 울산지법 직원의 수입인지와 증지 비리사건을 수사하던 중 장물인 수입인지와 증지를 취득한 혐의로 인터넷사이트 운영자 K씨를 구속했다. K씨는 최근 2~3년 사이 창고에 보관된 서류에 부착된 헌 인지를 떼어내 갖고 있다가 소송서류의 새 인지와 바꿔치고 새 인지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할인 가격으로 판매해 부당이익을 챙겼다.
서울 용산구청 교통행정과 직원 K씨와 자동차 저당권 등록대행업자 S씨는 자동차등록관련 신청서에서 수입증지가 붙어있는 부분을 찢은 뒤 물에 넣어 증지를 떼어내고, 이 증지를 사용한 뒤 7대3의 비율로 이익금을 나누다 감사에 적발됐다. 서울 영등포구청의 한 기능직 7급은 자동차등록 수입증지대를 1년에 걸쳐 3억300만원을 횡령(유용 포함)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최근 권익위의 실태조사 결과, 모 광역시에서 옥외광고물등 표시연장 허가수리 신청건에 대해 1만원권 70장의 수입증지를 재사용할 목적으로 부착만하고 일부에 대해서는 아예 소인을 찍지 않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한편 권익위는 공무원의 수입인지 및 증지 비리사건이 끊이지 않아 수입인지 납부제도를 폐지하고 IT시대에 맞게 인터넷 전자결제, 신용카드, 교통카드 등 온라인 디지털 납부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개선안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에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수입인지 및 증지 제도를 온라인 디지털납부 방식으로 바꿀 경우 공무원의 횡령비리를 차단하는 것은 물론, 직접 사서 붙여야 하는 이용자의 불편 역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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