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을 방문중인 김관진 국방장관이 14일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천빙더(陳炳德)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을 만났다. 총참모장은 한국군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지위다.
한중 군사교류 방안 등이 의제였지만 천 참모장은 가벼운 덕담을 던진 후 작심한 듯 15분여 동안 한국 국방장관 면전에서 미국에 대한 비난과 불만을 쏟아냈다.
“미국은 초강대국이어서 다른 나라에 이래라 저래라 얘기하는 것이고… 미국이 하는 것이 바로 패권주의의 상징이다.”
“한·미가 동맹관계이긴 하지만 한국도 많은 말을 미국에 하기 어려운 실정임을 알고 있다.”
“남중국 문제는 주변국과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 미국이 개입하게 되면 더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게 되면 중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멀린 미 합참의장의 방중을 양측이 주도면밀하게 잘 준비한 것 자체가 중ㆍ미 사이가 좋지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15일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남중국해, 대만문제 등에 대한 평소 중국의 생각을 말한 것으로 발언내용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면서 “발언에 대한 저의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천빙더의 이번 발언이 외교결례 논란을 넘어 미국 측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려는 정치적 복선을 담고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미 국방부는 미국 국방관련 중요파일 2만4000건이 외국 해커와 정보기관에 해킹당했다면서 그 배후에 ‘특정국가’가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린 국방부 부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 국방대학(NDU) 강연에서 “미군 관련 시스템을 개발중이던 미 군수업체 컴퓨터에 보관중이던 민감한 국방관련 파일 2만4000건이 외국의 해킹 공격을 받아 도난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미사일추적시스템과 위성항법기기, 무인정찰기 개발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미 국방부를 상대로 일어난 단일 해킹으로는 사상 최대규모의 피해사례다.
그는 “이 공격은 외국의 정보기관에 의해 이뤄졌다고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면서 “다시 말해 ‘국가’가 그 배후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측은 과거 국방부나 군수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이버공격이 발생했을 때 통상 중국이나 러시아를 비난해 왔다. 이번 경우에는 미 언론들은 일제히 ‘중국’을 지목하고 있다.
올들어 미ㆍ중 관계가 회복되는가 싶더니 요즘 다시 양국 관계에 긴장감이 돌고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은 미국에게 분쟁에 끼어들지 말라고 잇따라 경고하는 등 지역패권을 놓고 미국과 맞붙고 있는 양상이다.
양국은 경제적으로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 그러나 군사안보는 중국 스스로 해결해야할 문제다. 여기서 미국은 중국을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그래서 중국은 끊임없이 미국의 저의를 의심하고 경계하고 있다. 미국 역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냉정’ 이 필요하다. 두 나라는 주요 2개국(G2) 시대를 열면서 서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나라가 됐다. 21세기 양국관계에 19세기식 제로섬 공식을 적용하는 것은 맞지않다. 미ㆍ중은 서로 경계는 하되 적이 되지는 말아야한다. 갈등보다는 협력이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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