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야무지게 보내는 방법Ⅱ. 취미
<고은빛 대학생 기자>늘 바리스타가 따라주는 커피만 마시던 나. 올 여름방학에는 내가 직접 바리스타가 되어보기로 했다. 카페 <더 원>에서 드립커피, 에스프레소, 라떼아트를 배우며 일일 바리스타 체험을 해 보았다.
커피는 공식이 없다 카페에 들어서니 테이블 네 개가 보였다. 작은 규모의 카페여서 아늑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카운터 맞은 편에 커피 기계가 위치한 공간이 있었다. 그곳이 바로 일일 바리스타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중학교 때 과학 실험실에서 보았던 비커가 눈길을 끌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들렸던 수많은 카페에서 스치듯 본 도구들. 이것저것 살피다 보니 어느새 바리스타(이은율 씨)가 들어와서 드립커피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우선 바리스타 지시에 따라 종이를 접었다. 원두를 담을 그릇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바리스타가 드립커피를 만드는 시범을 보여 주었다. 시범을 보이면서 드립 커피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몇 g에 물을 어느 정도 넣어야 하는지. 커피의 공식이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는 ‘적당함’을 가장 강조했다. 물은 82-92도 정도로 비커처럼 생긴 서버에 물을 식히며 그가 얘기했다. “드립커피는 추출 방법이 다양해요. 그렇기에 정량이 없죠. 그래서 사람마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같은 조건에서 커피를 뽑더라도 맛은 다 달라요. 이게 드립커피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죠.”
그는 커피의 신맛을 좋아해서 드립커피도 약간 신맛을 강조해 뽑는다고 했다. 그가 직접 내려준 드립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식초의 신맛과는 다른 신 맛이 입안을 맴돌았다. 실제로 커피는 쓴맛, 단맛, 신맛 그리고 짠맛까지 난다고 한다.
드립커피는 총 네 차례에 걸쳐 뽑히는데 주로 쓰이는 방법은 ‘나선형 추출방법’이다. 1차는 물줄기를 약하게 해서 원두표면을 적시는 데, 이때 탄산가스가 배출된다. 잠시 기다린 후, 차츰 물줄기를 굵게 해서 커피 양을 늘린다. 바리스타는 내가 만든 드립커피와 그가 만든 걸 비교해보라고 했다. 내가 처음 뽑아본 드립커피는 신맛은 거의 없고 쓴맛도 거의 없었다. 생각보다 무난한 맛의 드립커피가 나와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라떼아트 모든 커피의 원석인 에스프레소 만드는 과정을 배웠다. 일단 원두를 간 가루를 두 번 압축하는 데부터 시작한다. 한 번은 가볍게 누르고 두 번째는 강하게 눌러야 원두가 압축되어 떨어지지 않는다. 난 온 힘을 다해 두 번째에 강하게 눌렀더니 바리스타는 내게 “한 성격 하시나 봐요?”라고 말한다. 난 속으로 ‘아. 내 성격이 이렇게 티가 나기도 하는구나’ 생각하며 뜨끔한 표정을 감추려 애썼다.
압축한 원두를 기계에 끼우자 에스프레소 두 잔이 나왔다. 막 나온 에스프레소는 갈색 거품이 끼여 있었는데, 이것은 ‘크레마’라고 한다. ‘크레마’는 커피에서 신맛이 빨리 나는 것을 방지한다. 만약 에스프레소를 시켰는데 ‘크레마’가 엷게 있거나 거의 없다면 커피를 뽑은 지 오래된 것이므로 다시 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라떼아트를 배울 차례가 왔다. 평소에 카페라떼를 마실 때면 늘 미지근하게 나와서 불만이었다. 그러나 불만은 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카페라떼가 미지근한 원인은 바로 우유에 있었다! 우유는 65~70도로 데워진다. 그 이상으로 데워지면 비린 맛이 나기 때문에 카페라떼가 미지근한 것이다. 비린 우유와 에스프레소가 만났다고 생각해보라! 쓴맛과 비린 맛의 조화가 혀를 무척이나 괴롭게 할 게 분명하다.
바리스타는 라떼아트의 경우 미적 감각과 창의력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했다. 에스프레소를 컵에 넣고 우유를 붓다가 힘을 조절하니 자연스럽게 하트 모양이 생겨났다. 바리스타 분은 하트모양 외에 다른 모양으로 4-5잔을 만들어 주셨다.
핀을 가지고 선을 긋고 초코시럽으로 밋밋한 장식을 채워보니 나만의 라떼아트가 탄생했다. 바리스타 분이 한 것과 비교해보니 아마추어티가 아주 역력했다. 그렇지만 미술 시간마다 넌 이름은 예쁜데 왜 그림은 이 모양이냐고 면박당하던 나로서는 만족할 수준이었다. 내가 만든 라떼아트는 하나같이 내 자식 같았지만 그래도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충동을 자제할 순 없었다. 가장 이상하게 보이는 한 잔을 입에 훌훌 털어놓고 카페를 나섰다.
쉽게 마시는 커피 한잔. 오늘은 한 번 바리스타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이도 바리스타 체험 한 번이면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어 카페 문을 나설 땐 커피 애호가로 탈바꿈할 것이다.
바리스타체험에 도전할 분들에게
1. 브랜드 커피 전문점은 무료체험을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단 소규모형태로 운영되어 선착순으로 뽑기 때문에 누구보다 빠르게 클릭!
2. 무료체험이 아니라도 재료비 정도(약 3만 원)만 지불하면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다.
3. “오늘만큼은 나도 바리스타!”라는 자신감을 갖고 체험에 임하자. 적극적인 만큼 재미도 더 커지게 된다.
<For Tomorrow’s Leaders 캠퍼스헤럴드(http://www.camhe.com)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