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여부를 놓고 각 지자체간 논란을 불러일으켜온 ‘구의원 의정비’ 대폭 인상 조치는 무효가 아니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김창석 부장판사)는 서울 성북구 주민 박모씨 등 2명이 “구의원 22명에게 과다 지급된 2008년분 의정비 1560만원씩을 청구하라”며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구의원 유급화 취지에 맞게 의정비를 올려야 한다는 데 의정비 심의위원의 생각이 일치했다”며 “(의정비에 대한 주민의견을 묻는 전화설문 조사는) 내용이 단순하고 산출경위나 비교대상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공무원 등의 임금수준을 참작하면 조사가 의견수렴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정비 상승률이 너무 높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액수도 주민 75.3%가 지지했던 4236만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도 “직무활동 보수를 지급해 유능한 인력의 지방의회 진출 동기를 부여하고 집행부 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고려를 감안하면 액수가 부당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정비 구성요소 중 의정활동비나 공무여행 여비는 근로 대가가 아닌 경비로 보고, 보수 성격을 지닌 연간 월정수당은 3672만원으로 2006년 도시근로자 평균가구소득(3845만원)보다 오히려 낮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성북구는 2007년도 3432만원이던 의정비를 2008년도 약 45% 늘어난 4992만원으로 의결했고 서울시는 감사를 벌여 “심의위 운영과 주민의견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박씨 등은 이미 지급한 의정비 중 부당 인상분을 회수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고 1심에서는 “성북구는 의원들에게 1인당 1560만원씩 청구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앞서 서울 양천구 주민이 제기한 유사 소송에서는 “의정비 책정에 위법이 있으니 일정액을 회수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지만 아직 대법원은 의정비 인상에 위법이 있는지 판단하지 않은 상태여서 결과가 주목된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