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1%, 두산에너빌리티 1.2% 내려…두산밥캣은 1.7% 올라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두산그룹의 사업재편안이 윤석열 대통령발(發) 비상계엄 사태와 뒤이은 탄핵 정국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아 좌초했다. 정치적 급변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면서 분할 합병안이 무산된 결과다.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이날 장 초반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두산로보틱스는 전장 대비 9.06% 내린 5만2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4.18% 약세로 시작한 주가는 이후 낙폭을 키우며 한때 12.54% 내린 5만2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산이 2.06%, 두산에너빌리티도 1.15% 하락 마감한 반면, 두산밥캣은 1.65% 올랐다.
이날 오후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한 오는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해온 두산밥캣 분할 합병안이 무산됐다는 의미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안을 발표하면서 관련 방안의 하나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두산이 제시한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두산에너빌리티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이다.
그러나 전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계엄 사태 이튿날인 4일 이후 17.83% 내린 끝에 1만7380원,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11.96% 떨어진 5만7400원으로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양사 주가는 계엄 및 탄핵 정국에 따른 증시 급락의 영향을 받았고,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 후퇴 우려로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민연금은 양사 주가가 두산의 주식 매수 예정가액보다 높을 경우 이번 사업 재편안에 찬성하기로 했으나 최근 주가 흐름에 따라 기권이 점쳐졌고, 소액 주주들도 대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서면서 매수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엄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이 제시한 합병 찬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며 사업 재편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두산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 등 두산 계열사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