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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무조건 사야 하나?” ‘8만→15만원’ 카카오 CEO 파격선언, 실화될까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습니다.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겠습니다.”(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10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주가 15만원을 회복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 연봉으로 치면 약 2300만원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고점(17만원대) 대비 반토막이 난 카카오 주가를 필히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파격 행보다.

남궁 내정자는 이날 카카오 사내 게시판과 개인 페이스북에 “카카오에 좀 더 마음과 의지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을 브라이언(김범수 의장)과 상의하게 됐다”며 “심플한 키워드로 크루, 사회, 주주들에게 의지를 보여주자는 결론을 냈고 우선으로 ‘주가 15만원 회복’이라는 목표를 잡았다”고 말했다.

[남궁훈 내정자 페이스북 갈무리]

이어 그 목표를 자신의 보상과 연계하겠다며,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제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며,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법정 최저임금은 월 209시간 근무 기준 191만4440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2297만원이다.

남궁 내정자는 만약 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이 부여된다면 그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는 설정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본인 임기 내에 주가를 15만원까지 회복시키기 위해 배수진을 치고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물론 주가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만 제 의지와 목표의식을 설정하고 공유해 드리는 데에는 쉽고 명료한 잣대가 될 것 같다”며 “임기 동안의 보상은 주가와 연동해 이제 크루(직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구조가 돼 여러분들의 도움과 지지가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궁 내정자의 파격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J인터넷, 위메이드 재직 시절에도 책임경영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지난 2010년엔 CJ인터넷 자사주 10만2772주를, 2012년엔 위메이드 자사주 9550주를 각각 두 번에 걸쳐 사들였다.

카카오 판교 오피스. [카카오 제공]

본인의 보상을 깎겠다는 대표 내정자의 선언에 투자자들은 술렁이고 있다. 남궁 내정자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지 약 1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기준 카카오 주가는 8만80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2.21% 상승했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정부의 플랫폼 규제 강화에 이어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평가에도 여전히 주가 8만~9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이번 남궁 내정자의 선언이 주가 회복의 전환점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안긴 종목이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폭풍 매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 주식을 무려 1조1367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주가는 고점 대비 45%이상 하락, 플랫폼 규제 이슈 등의 악재를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라며 “높은 성장성은 충분히 성장주로 매력적인 부분이다. 플랫폼과 콘텐츠 부문의 고른 성장세 등을 고려하면 올해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단기간의 주가 반등은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시장 환경 악화로 장기 침체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플랫폼 규제와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 주가 약세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는 지난해 영업이익 596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도 6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부터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환원 정책도 시행한다.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 첫 시작이다. 총 23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도 결정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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