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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 여름방학 관공서 알바전쟁] ‘알바계 金수저’ 관공서를 뚫어라
서울시 대학생 480명 모집 1만여명 몰려
청년실업난속 경쟁률 24.5대 1 역대최고
4대 보험적용·월 88만8750원 임금 등
업무여건 매력…추첨과정도 투명성 보장
공무원 열풍 맞물려 先체험효과도 한몫



#. 6월 2일 오후 2시, 서울 성북구청 3층 정보화교육장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알바계 로또’라는 여름방학 대학생 구청 아르바이트 뽑는 전산추첨 현장에는 담당 공무원 2명과 접수자 4명, 자녀 대신 참석한 어머니 1명이 모였다. 성북구청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최다인 118명의 대학생 아르바이트 모집에 593명이 몰리면서 5.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추첨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접수자 5명이 당락을 확인하는데 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채 1분이 되지 않았다. 이들 중 여름 성북구청 아르바이트에 선발된 인원은 단 1명, 그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나머지 4명은 씁쓸해하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행정업무를 배울수 있고 칼퇴근이 보장된 알바의 으뜸인 ‘꿀알바’라 불리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등 관공서 아르바이트 모집에 대학생들이 몰려 정규직 공무원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마감된 서울시 여름방학 대학생 아르바이트 480명을 선발하는데 1만1759명이 몰리면서 24.5대 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 자격을 서울 소재 대학교에 다니거나 거주지가 서울인 대학생과 휴학생으로 한정한 사실을 감안하면 정규직 공무원시험 경쟁률만큼 치열한 셈이다.

경쟁률은 청년 실업률과 반비례하며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여름방학 16대1, 겨울방학의 경우는 24대1이었다.

서울시 고위 공무원 아들도 2번이나 낙방하고 군대에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들릴 만큼 추첨과정에서 투명성이 보장된다.

관공서 아르바이트에 대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행정업무 보조, 민원 업무 등 비교적 힘들지 않고 최근 인기 직종으로 떠오른 공무원 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대 보험도 적용되고 업주 눈치를 보며 퇴근을 미루는 일도 없다.

받는 돈도 적지 않다. 임금은 시간당 최저임금 6030원을 적용받지만 점심식대 5000원과 주휴수당 3만5150원까지 포함하면 생활임금수준 이상이다. 하루 5시간동안 주 5일 근무한다. 일당은 3만5150원, 여기에 주휴수당 3만5150원 4회를 포함하면 한 달간(21일 출근) 일하고 받는 돈은 88만8750원이 된다.

25개 구청에서 뽑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경쟁률도 만만치 않다. 근무환경과 급여조건이 서울시와 비슷해 해마다 많은 지원자들이 몰린다.

중구는 행정사무를 보조할 아르바이트생 특별선발 8명을 제외한 일반선발 35명을 뽑는데 300명이 몰려 8.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구청에서 행정사무 보조 업무에 투입된 대학 4학년생 김남희(22) 씨는 “직장생활을 앞두고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해 보고 싶어 신청했다”고 했다.

서대문구는 25명을 선발하는데 253명이 지원해 중구보다 높은 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작구는 10.8대1(34명 모집, 367명 지원), 구로는 5.65대1(75명 모집, 424명 지원), 영등포구는 (50명 모집, 170명 지원) 3.4대1이었다.

서대문구청 민원여권과에서 근무하는 조수현(20) 씨는 “보통 아르바이트는 3개월 이상 근무 기간를 요구하는데 비해 구청은 1개월 지원 가능해 매력적이다”며 “일하는 시간도 오후 3시까지여서 나머지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공무원 지망생인 이민영(20) 씨는 “민원 안내대에서 이렇게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공서 아르바이트는 자체 면접이 없어서 진입장벽이 덜하다”며 “업무여건 등에 매력이 있고 일반 직장이나 공무원 등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대학생들이 몰린다”고 했다.

강문규ㆍ이원률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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