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뮤지션들의 삶과 시대적 맥락을 따라가며, 예술가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는 음악의 이면을 탐구하는 칼럼형 기사입니다.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뮤지션들의 삶과 시대적 맥락을 따라가며, 예술가의 내면을 들여다봅니다.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는 음악의 이면을 탐구하는 칼럼형 기사입니다.

“미모의 女가수가 어쨌다고?”…무심코 ‘클릭’하는 기사, 그리고 무심코 듣고 있는 음악들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생각이 정리되기 전에 손가락이 먼저 반응하는 헤드라인들. 의식보다 빠르게, 인지보다 앞서 발생하는 ‘클릭’. 저급하고 식상하며, 뻔하다는 걸 알지만 대중은 클릭한다. 이 클릭은 수치가 되어 기록되고, 수치는 종종 콘텐츠의 가치가 된다. 여기서부터 언론의 딜레마는 시작된다. 저열하다는 건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지만 수치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클릭’이라는 이름의 생존 메커니즘은 전역으로 퍼진다. 이 같은 메커니즘은 언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음악, 영화, TV 프로그램, 셀럽, 모든 영역은 ‘클릭의 법칙’을 중심으로 재편된다. 진정성이나 무게, 가치보다 먼저 눈과 귀에 쉽게 들어오는 것, 콘텐츠는 이야기이기보다 썸네일이고, 감정이기보다 컨셉트에 가깝다. 2002년 데뷔한 캐나다 출신 뮤지션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은 ‘클릭의 법칙’이 만든 가장 성공적인 결과물 중 하나다. 펑크의 옷을 입은 10대 소녀 록스타, 듣기 편하고
2025.08.23 23:00
“비참한 아가씨, 내가 그리워요?”…지독한 우울의 극치, 감수성의 칼 끝에서 노래하는 새벽녘의 가인(歌人)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1998년 3월 2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움. 70번째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영화계 인사들이 전부 모였다. 이 해에는 영화 역사상 최대 흥행작이자 화제작이었던 ‘타이타닉’(Titanic)이 역대 최다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시상식 자체에 쏠린 이목도 높았던 데다, 영화가 작품·감독·음악상 등 굵직한 부문 후보에까지 올라 있었기에 이 날의 시상식이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평론가와 제작자들은 전망했다. 실제로 이 날은 ‘타이타닉의 날’이 되었다. 영화는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감독상과 작품상, 주제가상 등 11개 부문을 수상하며 한 시상식 안에서 역대 최다의 트로피를 거머쥐었고,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은 당시 식장에서 영화 속 시그니처 대사인 ‘나는 세상의 왕이다’를 외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여기에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한 가수였던 셀린 디온(Celine Dion)이 공연한 타이타닉의 OST ‘마이 하트 윌 고 온’(
2025.08.17 14:00
“망한 줄 알았는데 노래 한 곡에 ‘35억명’”…최초 기록 다시 쓴 뮤지션, 그들이 노래하는 ‘내 안의 악마’ 그리고 구원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고대 이집트의 문명은 빛의 질서 속에서 시작됐다. 태양은 매일 같은 시간에 떠올랐고, 나일강은 정해진 계절마다 범람을 반복했다. 태양력과 천문학의 기틀이 다져진 문명 속에서 이집트인들은 농사를 짓고 신을 섬기며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다. 빛과 물이 주는 안락은 이들에게 영원한 질서이자 풍요였다. 그러나 태양이 사라진 뒤 사막의 밤은 달랐다. 도적떼가 들끓며 생활을 약탈했고, 야생동물의 울음소리가 사방에 퍼지며 어둠 속을 맴돌았다. 횃불에만 의지해 밤을 버텨야 했던 인간에게 무(無)에 가까웠던 암흑은 생존을 위협하는 실재적 공포였으며, 예기치 못한 월식이나 일식이 겹치는 밤, 태양이 떠야할 때 떠오르지 않거나 달이 피처럼 물드는 현상(블러드 문)은 당시 천문학적 지식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공백과 침묵, 이집트인들은 결국 그 어둠에 형태를 부여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매일 밤 태양이 지는 순간, 태양신 ‘라’가 어둠의 괴물 ‘아페프’와 싸운
2025.08.09 21:00
“엄마, 우리는 죽어서 지옥에 갈 거에요”…죽음 앞에 선 남자의 절규, 삶을 찬양하는 축제가 되다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프랑스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시지프 신화’(Le mythe de Sisyphe) 속 시지프의 반복을 ‘부조리’(absurde)라 명명했다. 삶은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며 인간은 그 무의미함을 깨닫는 존재로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미 없음’ 속에서 멈추지 않고 살아가는 행위가 계속되는데, 그것이 곧 ‘실존’이라는 것이다. 카뮈의 부조리 철학은 소설 ‘이방인’(L‘Étranger)에서도 반복된다. ‘햇빛이 눈부셔서’ 살인을 해 사형을 선고받은 뫼르소는 삶의 마지막 순간, 어떠한 대답도 의미도 주지 않는 세상의 부조리를 받아들이고 죽음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실존적 자의식을 보여준다. 이는 삶의 의미가 인간 존재 안에 있다는 실존주의적 인식의 반영이며, ‘의미’는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살아내는 행위 그 자체에서 생성된다는 철학적 주장이다. 무의미, 혹은 죽음을 수용하면서도 살아가야 한다는 이 단단한 통찰은, 어떤 예술
2025.08.03 22:20
“4050 부장님들 몰려오세요”…엑스 재팬(X JAPAN), 시대의 ‘스타일’을 넘어 ‘장르’가 되다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단어 장르(genre)란, 일정한 규칙이나 양식을 공유하는 문화적 생산물의 ‘분류 체계’를 뜻한다. 장르라는 개념은 문학과 영화, 음악 등 대부분의 예술에 적용이 가능하며, 주로 내용과 형식, 문법(혹은 정서)으로 인해 정의된다. 다만 장르는, 특히 대중음악의 경우에서, 겉으로 드러난 사운드의 형식이나 스타일만으로는 딱 잘라 구분되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반복 가능한 감정과 정서, 미학의 구조가 형성되고 이를 모방·변형·재해석하는 흐름이 축적될 때 비로소 장르라는 개념이 성립된다. 이를 테면 1960년대 후반 영국과 미국에서 태동한 메탈은 기술적 연주력과 공격적 에너지로, 1970년대 데이비드 보위·T.Rex로 대표되는 글램 록은 시각적 과장과 젠더의 유동성으로, 포스트펑크와 데카당스 미학이 교차한 유럽 하위문화 지대에서 탄생한 고스 문화(Goth Subculture)는 비애와 죽음, 우울의 정서를 중심으로 각각
2025.07.20 13:00
“혼전순결 한다더니, 전남친 아이 임신하고 낙태까지”…‘역대급 아이돌 스타’의 탄생과 몰락, 해방의 이야기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스타와 팬덤’의 관계에 있어서, 스타는 이미지와 감정, 내러티브, 퍼포먼스를 제공하고 팬은 돈과 시간, 관심, 충성심을 지불한다. 겉보기에는 상호호혜의 관계로 보이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비대칭적 거래’의 성격을 띄고 있다. 팬은 실체 없는 존재에게 감정을 투사하고, 스타는 팬의 지지를 바탕으로 자본을 축척하는, 즉, 팬은 실재의 일부를 주지만, 스타는 환상을 돌려주는 구조를 이룬다. 좀 더 깊이 들어가자면 팬은 스타를 향한 애정과 연민, 동일시를 ‘무한정’ 제공한다. 그 감정은 앨범 구매, 공연관람, 광고 상품 구매로 ‘수익화’되며 자산화되고, 스타와 소속사는 그 위에 경제적 가치를 쌓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팬덤 내부의 자발적 서포트, 번역, 팬아트, 스트리밍 조직 등은 사실상 ‘무급 노동’에 해당하며 팬은 시스템의 기저에서 일종의 ‘노동자’로 존재하지만 공식 구조에서의 보상이나 권한은 없는 셈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팬은 자신의 감정과 노동을 자발적으
2025.05.20 00:10
“너무 예쁜데, 진짜 남자 맞아?”…불안과 우울과 열정의 공존, ‘착시’인가 ‘현실’인가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예술가는 작품을 통해 자기자신을 고백한다’고 가정했을 때, 작품은 예술가의 내면(자아)을 탐색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그로 인해 우리는 작품을 매개로 예술가의 내면과 연결돼 그 안에서 공감 혹은 감동, 때로는 동질감을 느끼며 작품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쁨과 희열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고, 때로는 위안을 받는다. 하지만 만약 그 고백조차 철저히 연기된 것이라면? ‘진정성’이 담겼다고 믿었던 작품이 사실은 예술가의 자아와는 관계없이 완벽하게 위장되고 변조된 것이라면, 감상자가 느낀 타인(예술가)과의 연결에서 온 위로와 공감들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까. 작품의 내적 성질이 창작자의 가면(假面)에 불과했다고 한들, 감상자가 느낀 심리적 치유와 만족감은 부정될 수 없다. 감흥은 분명히 발생했고, 작품은 실존했다. 다만 그 작품의 ‘성분’이라 여겼던 진정성과 진실성이 애초부터 연출된 것이었을 뿐이다. 감상자에게는 타인
2025.04.19 22:30
“마약에 취해 멤버 집 무단침입했다 체포까지”…청춘의 혼돈, 그리고 회고된 기억 “데뷔 후 첫 내한공연”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더 리버틴즈, 2002년 데뷔 앨범 ‘업 더 브랙킷’(Up the Bracket) 발매 “브리티시 록(British Rock)의 구원자”…영국 내 새로운 아이콘 급부상 ‘멤버 간 갈등’으로 해체 수순…이후 2015년·2024년 재결합, 투어 개시 “What became of the likely lads? What became of the dreams we had? What became of forever? What became of forever? We’ll never know” (자유롭던 그 한량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가 가졌던 모든 꿈들은 어떻게 되었지? 영원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영원한 것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우린 결코 알 수 없을테지) - 리버틴즈, ‘그 한량들은 어떻게 되었을까’(What Became of the Likely Lads)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젊음의 자유와 반항은 무엇을 남기는가. 자신들을 ‘자유주의자’로 명명한 ‘리버틴즈‘(The
2025.04.07 20:30
그녀가 노래하면 세상은 ‘전율’했다…역사상 최고의 보컬리스트, 전 세계를 압도한 그 이야기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휘트니 휴스턴, 1985년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데뷔 앨범 발매 ‘디바(Diva)’ 칭호를 받은 최초의 대중 뮤지션…전무후무한 보컬리스트의 탄생 ‘여성 보컬’ 개념을 재정립하며 신기록 써내려 가…모든 디바들의 ‘영감’이 되다 “And I will always love you I will always love you” (그리고 난 언제나 당신을 사랑할게요 당신을 언제까지나 사랑할게요) - 휘트니 휴스턴,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2012년 2월 11일, ‘역사상 최고의 보컬리스트’라 불리던 여가수가 베벌리힐스의 호텔 욕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사인은 코카인 중독으로 인한 심장마비. 수많은 언론과 파파라치, 코미디 프로그램이 마약에 중독돼 목소리를 잃고 망가져가는 그녀를 조롱하고, 풍자하고, 웃음거리로 소비하기 시작한 이후의 일이었다. 혹자는 휘트니 휴스턴(Whitney H
2025.03.15 21:30
“게이·성소수자들 문화가 어쩌다?”…세상을 지배하며 전 세계 ‘댄스 열풍’에 빠뜨린 바로 ‘그 음악’ [음덕후:뮤지션으로 읽다]
비지스, 1977년 발매된 <토요일 밤의 열기> 영화 OST 참여 전 세계적 디스코 열풍…소수자들의 음악이 메인 스트림으로 반(反) 디스코파 ‘디스코 폭파의 밤’ 기점으로 본격적인 쇠퇴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디스코 클럽이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2000명의 손님이 몰려들었다. 운영일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였음에도 불구하고 클럽은 매일 밤 인산인해를 이뤘다”(1979, New York Magazine) 1970년대는 미국의 산업화와 도시화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였다. 제조업이 중심이었던 산업 구조가 변화하면서 탈공업화가 진행됐고 기존 공장이 폐쇄되거나 교외로 이전하면서, 도심에는 빈 공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시에 서비스 산업, 금융업,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성장하면서 야간 경제(night economy)가 확대되었는데, 이 같은 경제 구조 변화는 도심에 클럽과 바, 디스코텍 같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뉴욕에서는 낙후된 산업 지
2025.03.01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