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불능 시대의 ‘플러팅’...모쏠도 돌싱도 ‘웰컴 투 예능’ [이형석칼럼]
일반인들의 연애와 결혼, 이혼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본방송과 재방송을 합치면 어떤 때는 지상파와 케이블 등 수백개의 TV 채널 중 두세 개에 하나꼴로 방영되고 있다고 해도 크게 과장은 아닐 정도다. ‘나는 솔로’에서 채널을 넘기면 ‘끝사랑’을 하고 있고 ‘이혼숙려캠프’를 방금 본 것 같은데 또 다른 방송국에선 ‘이혼할 결심’이 방영 중인 식이다. 9월 현재 본방송이 주간 단위로 정기 방영되는 프로그램만 15편 안팎이다. ‘남녀 간 사랑으로 생기는 온갖 어지러운 정’을 일컬어 ‘치정(癡情)’이라 하니, ‘모쏠’(모태솔로, 연애미경험자)이든, 결별을 고민하는 부부든, 이혼했지만 다시 연애를 꿈꾸는 ‘돌싱’(돌아온 싱글)이든 다양한 남녀의 애정만사를 다루는 이들 프로그램을 ‘치정 예능&
2024.09.30 11:12 -
[사설] 세수추계 4년째 잘못이라니 정부 경기인식 믿을 수있나
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의 애초 예측보다 그만큼 세금이 덜 걷힐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규모인 56조4000억원의 세수 펑크가 났다.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계획한 나랏일을 하지 못하고 꼭 써야겠다고 잡아놨던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 또 경기부양이나 재난대응 등에 쓸 나랏돈 여유도 없어진다. 정부의 경기 오판이 초래한 세수 결손은 결국 민생과 기업 활동에 막대한 타격으로 이어진다. 당장 세수 결손 보완대책뿐 아니라 정확한 추계를 위한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가 26일 발표한 세수재추계에 따르면 올해 국세 수입은 33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잡아놓았던 세입예산(367조3000억)보다 29조6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둔화로 기업 실적이 좋지 않아 올해 내는 법인세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원래 법인세 수입은 77조7000억원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63조2000억원만 걷혀
2024.09.27 11:21 -
[사설] ‘AI 3대강국 도약’, 화려한 구호로만 그쳐선 안 돼
정부가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하고 AI 인프라 확충을 포함한 ‘4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7년까지 민간으로부터 65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세액 지원 등을 통해 투자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AI기술 개발과 안전한 사용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특히 1호 과제로 제시된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은 시급한 과제다. 현재 국내 AI 인프라 수준은 크게 뒤처진 상태다. 실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고성능 AI 칩이 단 한 개도 없고, 국내 기업 전체를 합쳐도 2000개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각각 15만개를 보유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정부는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규모를 현재 대비 15배 이상 확장해 2엑사플롭스 이상의 처리능력을 갖춘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고성능 AI 가속기칩인 엔비
2024.09.27 11:21 -
[데스크칼럼] 한은의 강남 작심 발언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하여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법 1조의 목적에 관한 조항이다. 한국은행의 역할은 이처럼 법을 통해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다. 이런 한은이 최근 서울 강남 집값 이야기를 꺼냈다. 더 정확하게는 ‘강남의 사교육’ 문제를 지목했다. 매우 이례적인 언급이어서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달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한은 공동 심포지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의 폐회사는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교육열에서 파생된 끝없는 수요가 강남 부동산불패의 신화를 고착시키고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제약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 및 재정정책을 수행한
2024.09.26 11:19 -
[사설] 출생아수 8% 깜짝반등, 전방위 지원으로 흐름 이어가야
올 7월에 태어난 출생아 수가 2만601명으로, 1년 전보다 7.9%(1516명)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 같은 달 기준 1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지난 1월 2만1442명에 이어 7개월 만에 다시 한번 2만명을 넘어 이대로 가면 9년 만에 전년 대비 출생아 수가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출생아 수는 지난 4월(2.8%)과 5월(2.7%) 두 달 연속 증가했다가 6월 1.8% 감소해 조마조마한 상태였다. 한 달 만에 깜짝 반등을 보이면서 희망을 살렸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지연된 결혼이 2022년부터 늘어난 영향이 크다. 결혼 후 아이를 갖기까지 2년 정도의 시차를 고려하면 출산율 증가가 어느 정도 이어질 수 있다. 그럴 경우 올해 원래 합계출산율 전망치인 0.68명을 웃돌아 지난해 합계출산율(0.72명)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헛말이 아닐 수 있다. 더 반가운 것은 출산의 선행지표인 결혼 건수도 사상 최대 증가율을 보인 점이다. 7월
2024.09.26 11:18 -
[사설] K-콘텐츠 덕 저작권 1.8조 흑자...지재권 전략강화 필요
한국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저작권 무역수지가 1조8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를 포함한 지식재산권(지재권) 무역수지도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저작권과 함께 지재권의 또 하나의 축인 산업재산권은 1조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한국의 지재권 수출이 여전히 문화예술저작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특허·상표권 등 기술 부문에선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음이 다시 확인됐다. 문화예술저작권뿐 아니라 기술지재권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의 장기적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행의 25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재권 무역수지는 1억4000만달러 흑자로 기록됐다. 지난해 하반기 3억7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은 줄었지만 전년 동기(-1억9000만달러) 대비로는 흑자 전환했다. 산업재산권에서는 특허·실용신안권과 상표&middo
2024.09.26 11:18 -
[사설] 밸류업지수 공개, 세제 인센티브 병행돼야 K-증시 레벨업
정부가 연초부터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기업가치 개선)에 모범적인 기업 100곳을 선정한 ‘코리아 밸류업지수’가 24일 베일을 벗었다. 정보기술(IT)기업 24곳, 산업재 20곳, 헬스케어 12곳, 금융·부동산 10곳 등이 담겼다. 코스피 종목이 67개이고 나머지 33개는 코스닥 종목이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주가 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따졌으며, 특정 산업군 편중 없이 고르게 편입되도록 했다는 게 한국거래소 설명이다. 시가총액 10위 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KB금융, 포스코홀딩스 등 4곳이 탈락한 가운데 현대차·신한지주 등은 기준엔 미달했지만 기업가치 개선계획을 자진 공시해서 턱걸이로 지수에 포함되기도 했다. 오는 30일부터 시행되며 11월에는 관련 지수선물 및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된다. 밸류업지수 발표는 한국 증시에 큰
2024.09.25 11:20 -
[사설] 尹-韓, 메뉴 대신 의제 놓고 성과 내는 다음 회동을
식탁엔 소고기가 놓였지만 대화테이블엔 의료사태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하면서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대표를 위해 차를 준비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90분간 이어진 식사에선 최대 국정 현안인 의정 갈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여당 신임 지도부와 상견례로 의미를 뒀지만 민생과제가 산적한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회동을 다시 요청했다고 하니 이른 시일 내에 만나 메뉴 대신 의제를 앞에 놓고 국민이 원하는 대화를 하기를 바란다. 이날 만찬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은 지난 7월 이후 두 달 만으로, 애초 지난달 30일로 예정돼 있다가 명절 연휴 이후로 미뤄진 끝에 성사됐다. 대통령실은 추석을 앞두고 ‘민
2024.09.25 11:20 -
[사설] 중국 기술 커넥티드카 금지한 미국, 면밀 대응 필요
미국 정부가 중국이나 러시아산 제품·기술이 들어간 커넥티드카를 미국에서 판매할 수 없게 했다. 커넥티드카는 무선으로 내비게이션이나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차량을 말한다. 2027년식 차량부터 중국산 소프트웨어가 들어간 제품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고, 2030년식부터는 중국과 러시아산 부품을 쓴 차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이 집중하고 있는 주력 분야 견제에 나선 셈인데 공급망 조절이 불가피하다. 금지 대상은 블루투스, 셀룰러, 위성, 와이파이 등을 통해 외부와 정보를 주고받는 차량연결시스템(VCS)과 운전자 없이 차량이 스스로 작동하게 하는 자율주행시스템(ADS)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가 있는 특정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은 수입과 판매가 전면 금지되는 것이다. 이 금지조항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가 있는 제조사가 만든 것도 해당되고, 차량을 미국에서 만든다 해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국가안보와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인데 두
2024.09.24 11:08 -
[헤럴드광장]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의 의미
지난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36개국이 참여해 세계가 나아갈 방향과 조치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특히 동 기간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위협에 한미 공동 대응을 담은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공동지침)을 양국 대통령이 추인한 것도 중요한 성과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남관계를 교전국 관계로 선포한 이래 대남 핵공격계획을 적극 발전시켰다. 자체 핵위기경보인 ‘화산경보’와 핵무기 종합관리 체계인 ‘핵방아쇠’ 존재를 드러내고 비밀암호지령문을 보내 남한을 핵공격하는 훈련도 공개했다. 북한이 한반도 재래전 발생 초반 핵전력을 활용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배합전에 대응해 한미는 지난해 4월 워싱턴선언에서 확장억제 제도화를 선언했다. 한미는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대응방안을 논의
2024.09.24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