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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우 박사의 호르몬 미술관] 건강과 사랑, 두 가지만 있다면
미의 여신 비너스의 그림과 조각이 있지만 가장 특이한 작품은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라는 조각상입니다. 많이들 보셨겠지만 이것은 구석기시대에 만들어진 석재 여인상입니다. 가슴과 배, 엉덩이가 강조돼 있는 것으로 보아 출산과 풍요를 기원하며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미디어에서 그려지는 비너스의 이미지는 할리우드 배우처럼 길쭉하고 마른 여인입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인은 비너스를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처럼 짧고 뚱뚱한 모습으로 상상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여성의 비만은 다산과 건강을 상징했거든요. 사람마다 그리고 시대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은 끊임없이 달라집니다. 한때 축복이었던 비만이 오늘날에 저주가 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한 가지 아름다움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의 마지막 그림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탈리아 태생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제1차 세계대전 후 파리에서 활약한 외국인 화가 그룹을 가리키는
2025.03.21 11:46 -
한국 전통음악의 진수…산조와 시나위, 그리고 2025 ‘산조대전’ [권혜수의 문화텔레스코프]
한국 전통음악을 이야기할 때 ‘산조(散調)’와 ‘시나위’를 빼놓고는 우리 민속악의 정수를 논하기 어렵다. 산조는 서양의 기악 독주곡인 소나타에 비교되는 음악으로 시나위라고 하는 무속음악에서 파생된 독주곡이다. 산조는 장단이라는 리듬의 틀 안에서 연주자의 기량과 예술적 감성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산조와 시나위가 지닌 즉흥성은 마치 미국의 재즈와도 흡사해, 동서양 음악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음악적 교류가 없었던 19세기, 우연히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한국의 즉흥 음악 시나위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태동한 재즈와의 비교에 이르기까지 이번 칼럼에서는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산조의 특징과 시나위에 대해서 폭넓게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의 재즈는 블루스와 래그타임 등 흑인 음악에서 비롯되어, 즉흥 연주를 핵심으로 삼는다. 연주자 개개인의 즉흥적 솔로, 스윙 리듬, 그리고 팀원 간의 호흡이 재즈의 매력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전통음악이
2025.03.20 16:32 -
[사설] 지식서비스 무역 10조 적자, K콘텐츠·선도기술 더 키워야
작년 우리나라가 지식서비스 무역에서 약 10조원에 이르는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정보통신(IT)과 문화 콘텐츠 분야의 수지는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제조업 중심의 산업 지식재산권과 연구개발(R&D) 및 법률·경영 컨설팅 서비스에선 큰 적자를 냈다. K콘텐츠와 IT 선도기술 역량의 강세와 성장잠재력은 뚜렷이 확인된만큼 앞으로 더 확고하게 수출 주도 분야가 되도록 민관이 노력해야 한다. 또 ‘기술 수출’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혁신의 과제도 재확인됐다. 글로벌 경쟁 격화에 발맞춰 정부·기업·개인의 경제활동을 위한 전문 서비스의 고도화도 요구된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0~2024년 지식서비스 무역통계 편제 결과’에 따르면 작년 지식서비스 적자는 72억6000만달러(약 10조5350억원)다. 지식서비스는 주로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생산되고 디지털 형태로 거래되면서 성장 잠재력이 큰 부문이다. 유형별로는 ▷지식재산권 사용료 ▷정보·통신 서비스 ▷문화·여가 서비스 ▷전문·
2025.03.20 11:31 -
[사설] 美 금리동결로 한은 통화정책 제약…정부 대응 중요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1월에 이어 두 번 연속 금리 동결로 시장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지만 연준이 당장 금리 조정보다는 관망 기조를 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과의 금리차는 상단기준 1.75%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여전히 견조한 노동시장과 소비지출 유지, 당장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다만 연준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기존 2.5%에서 2.7%로 올리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하향하는 등 경제 둔화 우려를 드러냈다. 연준이 경제 전망의 불확실
2025.03.20 11:31 -
[헤럴드광장] 변화하는 사회, 변질하는 인간, 그리고 외교의 전환
우리는 요즘 매일 낯선 뉴스를 접하고 인공지능(AI)이라는 신인류를 상상한다. 탄핵과 조기대선, 도널드 트럼프에 관한 뉴스가 쏟아진다. 변화의 정체를 모르면 불안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길흉을 점치고 종교에 의탁한다. 변화는 감성적이기도 하고, 논리적이기도 하고, 비열하기도 하고, 무자비하기도 하다. 변화는 감동적일 때도 있고, 역겨울 때도 있고, 무서운 경우도 있다. 변화가 권력이 되기도 한다. 사회적 변화와 인간의 변화, 그리고 국가 간 외교의 변화는 서로 영향을 미치며 관계한다. 변화는 이유가 있고 책임을 동반한다. 사회의 변화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의 변화를 반영한다. 정치권력자나 철학자 같은 유력자들이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민주주의적 사회는 나쁜 변화에는 복원력이 작용한다. 반대로 왕조나 독재체제는 억압적 수단으로 변화를 강요한다. 사회는 변질되고 오랜 기간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군국주의나 북한 독재체제가 그렇다. 이데올로기는 사람들
2025.03.20 11:30 -
[헤럴드시론] 산림은 기후 위기와 식량 문제 극복의 해결책
“기후변화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 중 가장 무서운 위협, 테러보다 훨씬 심각하다.” 영국의 기후변화 특사를 역임한 데이비드 킹(David King)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기후변화는 극단적인 기상·기후 현상과 자연재해, 식량 생산 감소 등 사회, 환경,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산림은 탄소저장고로서 이산화탄소 배출감소와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년 3월 21일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산림포럼(UNFF)이 공동으로 정한 “세계 산림의 날”이다. 기후, 안보, 지구상 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산림 생태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13년 유엔 총회에서 의결되었고, 올해 주제는“산림과 식량”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산림은 흉작이나 분쟁과 같은 상황에서 식량 안전망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산림면적은 계속 감소해 2010년부터 매년 우리나라 산림면적(630만 h
2025.03.20 11:30 -
[비즈 인사이트]차이나리스크 또는 차이나포비아…대체 뭘까?
각 산업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심에 공포가 덧실리고 있다. 딥시크 등장 이후 AI, 로봇, 반도체, 전기차 같은 기술 분야에서 특히 심하다. 또한 전자,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우리의 주력산업 분야에서도 과잉생산력을 앞세운 중국의 기세가 등등하다. 전 세계를 삼킬 듯한 그들의 굴기가 현실화하고 점은 분명한 듯도 하다. 여기에 우리의 정치·경제적 무기력증이 더해졌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괴이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자학에 가까운 사태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이 지점에는 중국에 대한 공포감도 살짝 스며들었다. 우리나라 산업의 혁신성이 떨어지면서 생긴 자포자기 현상도 한 원인이다. 제도적 지원은 커녕 되려 학대받는 현실에 대한 불만도 가미됐다. 물어띁기, 무력화, 해체 시도가 우리 내부에서 끊임없이 자행된다. 이런 상황에서 온전히 힘을 발휘할 리 없다. 이런 열패감이 필시 이웃을 바라보는 시선에 부러움과 공포를 함께 얹은 것이리라. 거기에 천문학적 투자지원, 거대한
2025.03.19 17:01 -
[사설] 지방 다주택 중과세 폐지, 최악 침체 건설업 살릴 마중물
국민의힘이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비(非)수도권 집을 추가로 구입하는 다주택자에 대해선 부동산 세금 중과세를 폐지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과 지방 간의 부동산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민간 임대사업자로서 역할을 하는 다주택자의 시장 기능을 수용하고 부동산 자금이 지방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도 이에 공감대를 갖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에 키를 쥔 원내 다수당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관건인데 투기조장을 우려하면서도 여당이 구체적인 세법 개정안을 내놓으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이번 여당의 행보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야당과 벌이는 감세 경쟁의 일환이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악의 불황에 빠진 지방 건설시장 사정을 고려하면 정책의 타이밍상 전향적으로 검토
2025.03.19 11:40 -
[사설] ‘민감국가’ 파문, 정부 무능·무책임이야말로 진짜 ‘큰 일’
한국이 미국 에너지부(DOE)에 의해 ‘민감국가’로 분류된 것을 두고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8일 “마치 큰 문제인 것처럼 상황이 통제불능으로 된 것이 유감”이라며 “큰 일(big deal)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미대사관이 공동주최한 좌담회에서 “한국이 (민감국가) 명단에 오른 것은 일부 민감한 정보에 대한 취급 부주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전날 DOE의 민감국가 지정에 대해 “외교 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태나 한국의 정·관계에서 독자 핵무장 발언 등 정치·정책적 이유는 아니며 양국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줄 사안도 아니라는 얘기인데, 이마저도 양국 정부 간 공식 확인된 사실이나 정보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외교적 수사가 섞인 윤 대사대리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 쳐도, 이번 ‘민감국가’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안
2025.03.19 11:40 -
[헤럴드비즈] 기후위기 시대, 든든한 물관리 인프라가 해법
요즘은 ‘기후변화’라는 단어보다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더욱 자주 접한다. 날이 갈수록 기후위기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이 점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4년은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되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세계 곳곳이 가뭄과 홍수 등 물 문제로 힘겨워한다. 우리나라도 2020년에는 장마로 섬진강이, 2022년에는 극한 호우로 서울 도림천과 포항 냉천이 범람했다. 2023년에는 500년 빈도의 집중호우로 미호강과 논산천의 제방이 유실되는 등 전례 없는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에 2022년 남부지방에는 극심한 가뭄이 발생해 섬 지역에 제한 급수를 실시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홍수 피해와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을 동시에 겪고 있다. 한편, 물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은
2025.03.19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