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이재명 “기업배임죄 폐지 검토”, 상법개정보다 먼저 할 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배임죄 폐지를 포함한 배임죄 규정 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정기국회 내 상법 개정안 처리 방침에 대한 재계의 우려에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판단에 배임죄를 적용하지 않도록 배임죄 폐지까지 열어 놓고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다.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현실론에 바탕한 실용주의 행보의 연장선으로 보여 주목된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현행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 이사는 경영진뿐 아니라 소액 주주를 포함해 주주 전반의 이해관계를 만족시켜야 할 의무를 지게 됨으로써 배임 소송을 당하거나 장기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재계는 우려하고 있다. 기업의 주주는 외국인 투자가, 기관 투자가, 사모펀드, 소액 주주 등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2024.11.12 11:10 -
[헤럴드광장] 세계 최고의 치안, K-치안산업으로 이어갈 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놀라는 점이 있다. 이른 아침이든 늦은 저녁이든 24시간 언제 어디에서나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데 우선 놀라고, 카페에서 휴대전화나 지갑을 테이블에 두고서 자리를 비워도 도난 걱정이 없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란다고 한다. 국가별 안전도를 비교하는 여러 조사에서 한국은 가장 안전한 국가로 평가되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한국을 방문하게 된 계기로 ‘안정적 치안’을 가장 먼저 손꼽는다. 이러한 안정적 치안은 5000만 국민들의 높은 준법정신과 14만 현장 경찰관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이른바 ‘K-치안’이라는 용어도 나왔다. 이렇듯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주력 상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넘어 ‘K-○○’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다양한 변주를 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2024.11.12 11:10 -
[사설] 주52시간 족쇄 푸는 반도체특별법 국가경쟁력 높일 토대
여당이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을 주 52시간 근무 대상에서 제외하고, 반도체 기업에 직접 정부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반도체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고 이번 회기 국회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일본·대만 등 한국과 경쟁하는 주요국들이 일찌감치 도입한 제도를 이제야 시행하려 한다니 만시지탄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던 우리 기업들에 대등하게 경쟁할 토대를 만드는 일인만큼 입법 속도를 높여야 한다. 법안에는 “기업과 노조 등 당사자 간에 합의를 하면 R&D 인력은 주 52시간 근로에 예외를 둔다”는 항목이 포함돼 있다. 법안이 통과된다면 국내 반도체 업계가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 도입을 요구한 ‘한국형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White Collar Exemption)’가 시행될 수 있다.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는 미국이 1938년 도입한 것으로, 고위 관리직과 전문직,
2024.11.11 11:06 -
[사설] 서학개미 美주식 140조...K증시 살릴 특단책 시급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약 140조원)를 넘어섰다. 국내 증시가 죽을 쑤는 사이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몰린 것이다. 보유액이 불과 10개월 사이 50%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폭발적이다. 이들이 주로 보유한 주식은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다.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혁신 주도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 증시에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률이 좋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각각 28.5%, 25.6% 급등했다. 올해 국내 개미들의 수익률이 3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기업들이 혁신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고 자본이 몰리면서 투자가 가세하는 선순환 결과다. 반면 국내 증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 하반기 코스피 지수는 주요 20개국(G20) 중 최저 수준이다. 지난 8월의 블랙먼데이 이후 코
2024.11.11 11:07 -
[사설] 연준 추가 금리 인하...고환율 속 고민 늘어난 한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려 4.50∼4.75%로 낮췄다. 지난 9월 ‘빅컷’ 이후 2회 연속 인하다. 한국(3.25%)과의 금리차는 상단기준 종전 1.75%p에서 1.50%p로 줄었다. 미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물가도 목표치를 따라가고 있고 실업률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증시는 전날 ‘트럼프 랠리’에 이어 S&P 500과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뜨겁게 반응했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예상대로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추면서 연내 0.5%p 추가 인하를 예고한 터라 11월과 12월 0.25p씩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9월 빅컷 때와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연준은 이날 “인플레이션은 2%
2024.11.08 11:07 -
[사설] 韓조선업 협력제안서부터 내민 트럼프, 무서운 거래 본능
방위비 분담금과 보편관세 등 새롭게 날아올 ‘청구서’를 고민하고 있는 한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사업 제안서부터 들이밀었다. 당선 확정 첫날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 조선업을 콕 집어 양국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이다. 보통 당선 축하와 감사 인사, 양국간 포괄적인 우호 증진 다짐 등 덕담 위주의 대화를 주고 받는 관례상 특정 의제가 튀어나온 건 뜻밖이다. 뼛속까지 비즈니스맨이라는 평을 받는 트럼프 당선인의 거래 본능이 무서울 정도다. 앞으로 4년 간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상대해야 할 우리에겐 여러모로 함의하는 바가 크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7일(미국시간 6일) 약 12분간 이뤄진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
2024.11.08 11:07 -
[사설] ‘트럼프 2기’ 대응할 최고 외교안보통상 협상팀부터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前)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7대 대선에서 승리했다. 45대(2016~2020년)에 이어 한 차례 건너 뛰고 두번째 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트럼프는 6일 연설에서 “미국민을 위한 장대한 승리로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모든 것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선거 구호로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Make America Great Again)와 조 바이든 정부 정책의 수정·폐기(Trump Will Fix It·트럼프가 바로잡는다) 기조를 승리 선언에서도 재확인했다. 정부는 외교안보와 통상 전략의 새 틀을 짜고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상대했던 전 정부의 인사도 활용해 최고의 협상팀을 만들어야 한다. 국익에는 진영도 이념도 있을 수 없다. 트럼프 2기에서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관세
2024.11.07 11:23 -
[사설] ‘美우선주의’ 험로...기업 맞춤지원·규제개혁 시급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의 기치 아래 대중 견제를 더욱 강화하고, 동맹국에도 통상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미, 대중 수출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등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바탕해 투자·생산 계획을 세워왔던 우리 기업들도 대응전략을 새롭게 짜야할 상황이다. 트럼프의 승리로 끝난 이번 미 대선은 강대국의 내부 정치 변화에 따라 우리가 처한 대외 환경이 언제든 예측불가하게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외부의 충격파에 흔들리지 않는 길은 정부 지원과 규제 개혁을 통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국내외 기업·공장을 유치하며 내수 시장을 확대하는 것 밖에는 없다. 우선 기업들이 불리한 여건에서 뛰지 않도록 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미국의 관세 인상이나 보조금 철회로 피해가 예상될 경우
2024.11.07 11:24 -
“COP 28에서 정말로 무슨 일이 있었나?” [로버트 스타빈스 - HIC]
2024년 11월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연례 회의를 앞두고, 작년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당사국 회의(COP-28)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없었는지 되돌아볼 좋은 시점이다. 신문을 읽거나 이메일을 확인하고, 라디오를 듣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했다면 COP-28이 대성공이거나 명백한 실패, 혹은 그 중간 어디쯤이라는 이야기를 접했을 것이다. 이는 주로 COP 폐회 성명서(공식적으로는 ‘제1차 글로벌 이행 점검’, 비공식적으로는 ‘UAE 합의’)에 담긴 화석 연료의 미래에 관한 문단 때문이었다. 특히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 연료로부터 정당하고 질서 있으며 공정하게 전환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헤드라인에서 한 걸음 물러나 COP-28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한 필자의 평가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필자는 COP-28이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하지만, 대부분의 기사에서 묘사된 성공의 방
2024.11.06 12:48 -
[김재홍 칼럼] 한강 노벨문학상이 두려운 사람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발표되자 한국인이면 누구나 축하할줄만 알았다면 그것은 순진한 착각이었다. 노벨문학상 선정의 그 이유가 두려운 사람들이 있었다. 5.18 소재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 산문”이라는 스웨덴 한림원의 발표문이 그들의 폐부를 깊이 찌르면 좋겠다. 그들은 아직도 5.18광주시민항쟁에 대해 폄훼하는 이들이다. 5.18 광주항쟁 이듬해 열두살 소녀 한강은 어른들 몰래 5.18 자료집을 펼쳤다. 그는 당시 자료집을 본 충격에 대해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이렇게 썼다. “총검으로 길게 내리그어 으깨어진 여자애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을 기억한다.” 작가의 역사적 트라우마가 그 여자애의 얼굴 상처만큼이나 마음 속 깊이 그어지는 순간이었다. 작가는 진압군의 잔혹행위에 대해 이렇게 고발하고 있다. “가능한 한 과격하게 진압하라는 명령이 있었다고 그는 말했
2024.11.06 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