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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 다주택 중과세 폐지, 최악 침체 건설업 살릴 마중물
국민의힘이 서울·인천·경기를 제외한 비(非)수도권 집을 추가로 구입하는 다주택자에 대해선 부동산 세금 중과세를 폐지하겠다고 18일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서울과 지방 간의 부동산 양극화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민간 임대사업자로서 역할을 하는 다주택자의 시장 기능을 수용하고 부동산 자금이 지방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도 이에 공감대를 갖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에 키를 쥔 원내 다수당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관건인데 투기조장을 우려하면서도 여당이 구체적인 세법 개정안을 내놓으면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이번 여당의 행보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야당과 벌이는 감세 경쟁의 일환이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악의 불황에 빠진 지방 건설시장 사정을 고려하면 정책의 타이밍상 전향적으로 검토
2025.03.19 11:40 -
[사설] ‘민감국가’ 파문, 정부 무능·무책임이야말로 진짜 ‘큰 일’
한국이 미국 에너지부(DOE)에 의해 ‘민감국가’로 분류된 것을 두고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18일 “마치 큰 문제인 것처럼 상황이 통제불능으로 된 것이 유감”이라며 “큰 일(big deal)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미대사관이 공동주최한 좌담회에서 “한국이 (민감국가) 명단에 오른 것은 일부 민감한 정보에 대한 취급 부주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전날 DOE의 민감국가 지정에 대해 “외교 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태나 한국의 정·관계에서 독자 핵무장 발언 등 정치·정책적 이유는 아니며 양국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줄 사안도 아니라는 얘기인데, 이마저도 양국 정부 간 공식 확인된 사실이나 정보에 근거한 것은 아니다. 백번 양보해서 외교적 수사가 섞인 윤 대사대리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 쳐도, 이번 ‘민감국가’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안
2025.03.19 11:40 -
[헤럴드비즈] 기후위기 시대, 든든한 물관리 인프라가 해법
요즘은 ‘기후변화’라는 단어보다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더욱 자주 접한다. 날이 갈수록 기후위기는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이 점을 절실히 체감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4년은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되었다.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세계 곳곳이 가뭄과 홍수 등 물 문제로 힘겨워한다. 우리나라도 2020년에는 장마로 섬진강이, 2022년에는 극한 호우로 서울 도림천과 포항 냉천이 범람했다. 2023년에는 500년 빈도의 집중호우로 미호강과 논산천의 제방이 유실되는 등 전례 없는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에 2022년 남부지방에는 극심한 가뭄이 발생해 섬 지역에 제한 급수를 실시했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홍수 피해와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을 동시에 겪고 있다. 한편, 물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은
2025.03.19 11:05 -
[헤럴드광장] 항공기와 전쟁
박물관 전시실을 드나들면서 멈칫하는 순간들이 있다. 늘 그 자리에 있는 유물과 여러 번 읽었던 해설 패널이지만, 어느 날은 그 전시가 새삼스럽게 보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는 세계 항공기 발달사가 전시된 곳이 그랬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항공기는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강력한 무기로 등장했고, 전쟁은 항공 기술 발전의 견인차였으며 수송기의 탄생과 역할은 민간항공 발전의 기반이 됐다는 것이 전시실의 흐름이다. 그곳에는 항공 역사를 관통하는 작은 항공기 모형 수십 대와 미국의 더글라스사가 개발한 DC-3 수송기에 장착한 성형 엔진(R-1820), 영국의 프랭크 휘틀(1907~1996)이 발명한 휘틀(Whittle) 제트 엔진 등이 전시돼있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항공기의 발달과 전쟁의 양상을 짧게 되짚어 본다.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은 라이트형제가 최초로 동력 항공기를 개발한 지 10여 년 만에 발발한 전쟁이다. 당시 항공기는 적군의 위치를 탐색하는 등
2025.03.19 11:05 -
[사설] OECD, 한국 성장률 1.5%로 하향…관세 전쟁 충격 가시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불과 석 달 전 전망보다 0.6%포인트(p)나 낮아진 수치로, 미국발(發) 관세전쟁의 직격탄을 받는 멕시코(2.5%p 하향)와 캐나다(1.3%p 하향)를 제외하면 주요국 중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더 취약하다는 뜻이다. OECD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3.3→3.1%)을 비롯해 주요국의 전망치를 줄줄이 낮췄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본 것이다. 독일(0.7→0.4%), 프랑스(0.9→0.8%), 영국(2.4→2.2%), 일본(1.5→1.1%) 등 주요 선진국 모두 통상 갈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역시 2.4%에서 2.2%로 낮춰졌지만, 중국은 오히려 4.7%에서 4.8%로 상향됐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정책 지원과 내수 소비 확대 덕분이라는 분석인데, 시
2025.03.18 11:03 -
[헤럴드비즈] 브라질 자동차·항공 부품 시장 진출전략
브라질의 주요 생산품에 대해 생각하면 농산물이나 광물 등의 1차 산업 생산물이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브라질 총 GDP(국내총생산) 가운데 1차 산업 비중은 약 6.2%로, 한국의 1차 산업 비중(총 GDP 대비 1.5%)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의 10대 수출품 역시 모두 농산물 또는 광물로 집계되고 있어, 1차 산업은 브라질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2차 산업의 경우 브라질은 총 GDP 대비 22.3% 수준이다. 같은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경우 35.4%, 중남미 평균은 31%에 각각 달하고 있어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와 같이 낮은 2차 산업 비중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총 GDP는 2조1737억 달러(약 3141조원)로 세계 10위권에 달한다. 그만큼 2차 산업도 주목할만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브라질의 2차 산업 규모는 4830억 달러로 인근 중남미 국가인 콜롬비아(3657억 달러), 칠레(3358억 달러),
2025.03.18 11:03 -
[헤럴드광장] 몰려오는 EU발 탄소규제 극복에 힘 모아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에코디자인규정(ESPR), 공급망실사지침(CSDDD), 디지털여권제도(DPP)…. EU에서 출발한 생소한 용어들에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모두 ‘탄소’ 규제와 관련이 있다. EU 수출기업들은 위 규제에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EU에서 2026년 1월 본격 시행한다. 탄소배출량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국가로 탄소배출이 이전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다. CBAM이 도입되면 EU로 수출하는 기업은 제품 생산 중 발생한 탄소배출량을 산정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공인기관의 CBAM 보고서도 제출해야 한다. 철강, 전기, 비료, 알루미늄, 수소, 시멘트 등 6개 품목이 대상이다. EU 수출 기업들은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7월 발효된 에코디자인규정(ESPR)은 제품, 서비스, 디지털 콘텐츠의 개발에서 폐기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친 신뢰성, 재활용, 수리, 폐기물, 탄소발자국 등에 대
2025.03.18 11:02 -
[사설] 이재용의 ‘독한 삼성’, 혁신DNA 회복 전환점 되길
모두가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의 위기를 말한다.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 등 패러다임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는 AI의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대만 TSMC에 치이는 신세가 됐다. 압도적 선두였던 범용 D램에서는 중국 업체에 턱밑까지 쫓기는 형국이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뿐만 아니라 TV, 가전, 스마트폰 등 완제품 부문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삼성 위기론이 비등점에 이르자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임원들을 향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강도높은 쇄신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 비장함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뼈를 깎는 혁신을 주문했던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방불케 한다. 이 회장은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며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
2025.03.18 11:02 -
트럼프 취임 두 달…제국의 부활 [홍길용의 화식열전]
“I‘m gonna make him an offer he can’t refuse” 영화 대부(Godfather)에서 마피아 두목 돈 비토 코를레오네(Don Vito Corleone)의 대사다. 상대방에 이익이 되는 좋은 조건을 제안하겠다는 게 아니라, 거절하면 엄청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뜻을 전달하겠다는 뜻이다. 강요(coercion)다.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들을 숱하게 쏟아낸 트럼프에 ‘마피아 ‘(mafia) 별명이 붙었다. 초강대국 미국이 무법자가 되면 세계는 약육강식이 지배하게 된다. 제국주의(Imperialism)다. ‘제국의’(imperial)라는 단어의 어원은 고대 로마의 총사령관(imperator)이다. 제정 로마의 시조인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의 이름과 직책이 서양에서 ‘황제’(emperor)의 어원이다. 총사령관이 이끄는 집단은 통치도 외교도 모두 힘이 바탕이다. 힘이 지배하는 사회는
2025.03.18 00:09 -
[사설] ‘쉬었음’ 청년 50만명, ‘불안하다’는데 정책은 느슨
일할 능력이 있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15~29세)의 ‘쉬었음’ 인구가 2월 기준 50만4000명에 이른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이 수치가 50만명대가 된 것은 처음이다. 30대 ‘쉬었음’ 인구도 31만6000명으로 6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에 경제활동을 중단하고 있다는 것은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적신호다. 청년 고용 상황은 악화일로다.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청년들조차 취업은 줄고, 실업은 늘고 있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3만5000명이 감소했고, 실업자는 5000명 증가했다.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한 고용률은 44.3%로 1.7%포인트 하락하고, 실업률은 7%로 0.5%포인트 상승했다. 2월 고용률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그냥 쉰’ 청년층이 지난해보다 6만1000명 늘어났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 크다. 2
2025.03.17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