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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시론] 도파민 매력, 서울지하철
도파민 시대라고 한다. 도파민에 대한 집착은 마약, 도박, 자극적인 게임·영상 등과 연관되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에서 도파민은 긍정적이고 매력적인 의미다. ‘도’는 도시, ‘파’는 파트너, ‘민’은 지역민을 말한다. 지난 6월 공사는 지역 농어민, 생산자의 판로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소멸 위기 극복에 기여하고자 농수특산물 장터인 ‘S-메트로컬 마켓’ 사업을 시작했다. 도파민은 사업의 캐치프레이즈이며 향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다. 지역소멸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국 228개 시군구 중 57%인 130곳이 소멸 위험 지역이라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주 인구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부족, 평균적인 삶을 영위하게 하는 안정적 소득원이 없다는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크다.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도시로의 지속적인 인구 유출은 경제, 의료, 교육, 문화 등 전 분야의 인프라를 약화시키며 지역소멸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2024.11.21 00:00 -
[사설] 트럼프 親화석연료, 산업·에너지정책 위험분산 중요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모여 채택한 공동선언문엔 무탄소 에너지를 확대하고 파리기후협정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합의가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국제사회 기후 대응을 비웃듯 차기 에너지부 장관에 석유 재벌을 지명했다. 트럼프는 친환경 정책에 반대하고 화석연료 확대를 주창하는 인물을 주요 에너지 기관 수장으로 뽑았다.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 이에 상반된 트럼프의 친(親)화석연료주의는 우리에겐 난제이자 기회이다. 트럼프는 기후 위기론을 ‘사기’라고 주장하며 화석에너지의 무제한 생산을 옹호해왔다. 에너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크리스 라이트는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프래킹)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 리버티에너지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라이트는 민주당의 지구 온난화 대책을 소련식 공산주의에 비유해왔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석유와 가스가 사람들을 빈곤으로부터 구한
2024.11.20 00:00 -
[사설] 가업승계도 세수확보도 못하는 징벌적 상속세
대주주가 현금 대신 주식으로 상속세를 물납한 기업 10곳 중 4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정부가 물납받은 주식 중 매각을 통해 현금화에 성공한 비율은 10곳 중 한 곳에 그쳤다. 최고 세율이 60%에 달하는 징벌적 상속세가 기업의 영속성을 해칠 뿐 아니라 세수 확보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주식 물납 제도는 최대주주가 상속세를 낼 충분한 현금이 없을 때 주식으로 대신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19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물납증권 연도별 수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가 199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주식 물납으로 상속세를 받은 기업 311곳 중 휴·폐업한 회사는 126곳으로 40.5%에 달했다. 대부분 상속세를 내고 난 뒤 수년 안에 문을 닫았고, 서너 달 만에 파산한 사례도 있었다. 더군다나 물납받은 주식의 현금화율도 저조했다. 2011년 이후 올 9월까지 물납받은 비상장주 6조2795억원어치 중 현금화를 완료한
2024.11.20 00:00 -
[헤럴드비즈] 연금개혁, 빠를수록 좋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국민연금이 도입되었다. 올해 기준 국민연금은 가입자 2205만명, 수급자 684만명, 기금 1147조원 규모의 세계 3대 연금으로 성장했다. 모든 나라가 그러했듯 국민연금 또한 후한 설계로 시작되었다. 100만원 월급을 받는 근로자가 3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60세가 되면 70만원을 받도록 설계된 것이다. 초기 제도설계자들에 따르면 보험료율은 처음에는 낮게 3%로 시작하여 15%까지 서서히 올리려 했으나 9%까지밖에 못 올렸다고 한다. 70%이던 소득대체율은 1998년 개혁을 통해 60%로, 2007년 개혁을 거치며 2028년 40%까지 조정을 앞두고 있다. 두 차례의 조정 이후 개혁의 불씨는 17년간 되살아나지 못했다. 개혁이 멈춘 현재의 국민연금은 수지균형이 맞지 않는다. 소득대체율 40%를 받기 위해서는 수리상 19.7%만큼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현재 9%임을 감안하면 10.7%포인트가 부족하다. 이로 인해 1140조원의 기금이 2056년 소진되
2024.11.20 00:00 -
[헤럴드광장]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맨이 된 이유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자는 대선 승리 연설에서 일론 머스크를 ‘새로운 스타’라고 소개하며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 ‘슈퍼 천재’라는 표현까지 하며 극찬했다. 일론이 운영하는 스타링크 시스템이 허리케인 피해 지역에 도움을 준 것을 들며 ‘많은 생명을 구했다’고 언급했고, 스페이스X의 로켓회수기술을 칭찬하면서 ‘우리는 이러한 천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트럼프 정부에서 일론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일론은 민주당을 지지하고, 트럼프를 비판하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민주당 버락 오바마와 악수를 하려고 6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 적도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던 일론이 왜 입장을 바꿔 트럼트를 열정적으로 지지하게 되었을까? 일론뿐만 아니라 과거 민주당을 지지하던 넷스케이프(Netscape) 브라우저의 공동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인 마크 안드레
2024.11.20 00:00 -
The Coming Battle over Trump Tech Policy [Frank Pasquale -HIC]
Over the past three years, one of the U.S.’s top tech regulators has been Federal Trade Commission (FTC) Chair Lina Khan. Since publishing her remarkable Yale Law Journal article “Amazon’s Antitrust Paradox” in 2017, Khan has been a leading voice fighting concentrated corporate power and protecting consumers in the U.S. Her FTC sued Amazon, and other big tech companies, for anti-competitive practices. It has also vastly improved its privacy enforcement efforts, and has comprehensive data protect
2024.11.20 00:00 -
[사설] 집값 격차 40배, 양극화 해소 표방 尹정부 최우선 과제
역대 정부마다 집값 격차 해소를 민생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지만 양극화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집값 상위 10% 가구가 소유한 주택 가격이 하위 10%보다 40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정책 목표로 양극화 해소를 표방한 만큼 불평등을 줄이는 성장에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주택소유통계’의 키워드는 양극화와 부의 쏠림이다. 주택을 소유한 가구 중 10분위(상위 10%)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12억5500만원이다. 해당 통계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거래가는 20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1분위(하위 10%)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은 3100만원이다. 실거래가로 따져도 5000만원 가량이다. 10분위와 비교하면 집값이 40배 차이난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쏠림이 컸다. 상위 10%의 거주지역 중 서울 비율만 5.0%를 차지했다. 경기(2.9%) 역시 해당 비율이
2024.11.19 00:00 -
[사설] 중대 전환점 맞은 우크라전, 안보전략 재점검 필요
미국이 사거리가 약 300㎞인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미육군전술미사일시스템)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반복된 요청에도 러시아를 자극할 우려로 자제해왔던 미국이 결국 봉인을 해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임기 시작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번 결정이 게임체인저가 될지는 미지수다. 당장 러시아는 “미국의 분쟁 개입 측면에서 질적으로 새로운 국면에 돌입한다”며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했다. 당분간 글로벌 안보 지형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결정은 무엇보다 북한군 투입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 확전을 경계해온 입장에서 북한군 파병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충돌 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의 추가 파병에 영향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
2024.11.19 00:00 -
[헤럴드비즈] 생각보다 더 한국産을 좋아하는 나라, 폴란드
“핀란드는 살기 좋니?” 2년 반 전. 폴란드로 발령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친구의 안부 메시지를 받았다. 당시 폴란드는 친숙한 나라가 아니었기에 핀란드와 혼동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2022년 러-우 전쟁, 대규모 방산 수출 등 중요한 이슈가 연달아 터지면서 그 사이 폴란드는 한국에 꽤 알려진 나라가 됐다. 폴란드에서도 한국은 낯선 나라가 아니다. 단순히 K-팝 등 문화적 유명세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국가브랜드 파워는 비즈니스에서 빛을 발한다. 전자제품·의료기기·화장품 등 품목 불문 ‘한국 제품은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가 폴란드 산업계에 자리잡고 있다. 일본제를 선호하던 폴란드에서 작년 기준, 한국산 수입이 일본산보다 약 2.8배 많았음은 이를 방증한다. 인구 약 3900만명으로 EU(유럽연합) 회원국 중 5번째로 큰 내수시장이자, 유럽 중심부에 위치한 폴란드는 한국 제품 수출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작년과 올해 폴란드를 관통하는 수출 키워드는 ‘한방에(한류·방산·
2024.11.19 00:00 -
[헤럴드광장] 급증하는 신흥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전략
AI는 사이버 보안에 있어 양날의 검과 같다. 보안 시스템 강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이버 공격을 더 정교하고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AI를 이용한 보안 시스템은 신속한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이상 징후 감지를 통해 사이버 공격을 예방할 수도 있지만, AI 기술이 사이버 범죄자들에 의해 활용되면 기존 보안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AI를 활용한 피싱 및 국가기반체계 공격, AI 기반 악성코드와 랜섬웨어, 자율시스템에 대한 해킹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제 사이버안보는 좁은 의미의 해킹과 사이버 공격을 넘어서 데이터 안보와 국가 간 통상마찰의 쟁점이 되었으며, 정보심리전 수행과 무인 무기체계 개발과도 연계되는 넓은 의미의 신흥기술 안보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 글로벌 패권을 놓고 벌이는 미중 경쟁의 외교안보 이슈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신흥안보 위협은 단순한 기술과 산업,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동맹과 연대, 그리고 가치와 규범의 문
2024.11.1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