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배우는 학생 발길 뚝…대치동 영어 전문학원들 타격 -목동 수학학원들 “신청하는 원생수 꾸준히 많아지는 추세”

[헤럴드경제=신동윤ㆍ유오상 기자] 2018학년도 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꾸겠다는 방침에 따라 사교육 시장의 과목별 판세도 요동치고 있다. 수능 성적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아진 수학의 경우 사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절대평가 및 변별력 최소화 등으로 인해 비중이 낮아진 영어의 경우 학생들 발길이 끊기고 있다.

21일 사교육 업계에 따르면 현장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사교육 수요가 수학으로 급격히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최근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전국 1244개 초ㆍ중ㆍ고교 학부모 4만3000명을 대상으로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과목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중 수학 과목은 7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7만6000원)에 비해 큰 폭은 아니지만 0.1% 증가했다. 반면 영어는 8만원으로 전년 동기(8만2000원) 대비 2.1% 감소했다.

보다 세부적으로 학령별로 구분해보면 이 같은 현상은 더 뚜렷하다.

수능을 목전에 둔 고등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는 수학의 증가세가 훨씬 더 두드러진다. 6000원이 오른 1인당 월평균 고교생 사교육비의 경우 상승분 중 수학이 차지한 액수는 전체 상승분의 66.7%(4000원)에 이르렀다.

그에 비해 영어는 초ㆍ중학교 사교육비가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초등학교가 전년 동기 대비 7.3%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8년부터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는 점이 영향을 줬다”고 추정했다.

통계에서 나타난 결과는 사교육 현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체감할 수 있다.

EBS 수능 강의와 인터넷 강의 등 저렴한 수업이 기존 학원 수업을 대체하면서 사교육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 또 학원가의 무게중심이 영어에서 수학으로 이동 중이다. 향후 수능에서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꾸는 쪽으로 움직이면서 수학 과목에 대한 열기가 높아졌다. 사진은 대치동 학원가.  [사진=헤럴드경제DB]
EBS 수능 강의와 인터넷 강의 등 저렴한 수업이 기존 학원 수업을 대체하면서 사교육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사진은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 또 학원가의 무게중심이 영어에서 수학으로 이동 중이다. 향후 수능에서 영어를 절대평가로 바꾸는 쪽으로 움직이면서 수학 과목에 대한 열기가 높아졌다. 사진은 대치동 학원가. [사진=헤럴드경제DB]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 중인 이태국 원장은 “수능 영어절대평가 방안이 발표된 이후 급격하진 않지만 원생수가 꾸준히 많아지는 추세며 앞으로 가속화 될 것이란 게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라며 “수능시험 범위 역시 수학은 문과 시험에서 없어졌던 미적분이 부활하고 통계 등 심화과목이 강화되는 반면 영어는 갈수록 쉬워지며 사교육시장에서 균형추가 수학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학부모들도 진짜 승부는 수학에서 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수학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싶어한다”며 “영어 대신 수학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강의 스케줄을 늘려달라는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의 영어 전문 학원들은 이미 경제적 타격권에 돌입했다. 이곳에서 학원을 운영 중인 김모(45) 원장은 “최근 영어 학원들의 경우 수능 영어절대평가 방안이 발표된 이후 많게는 25%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고 한다”며 “수시 비중 증가로 인해 학생부 성적이 더 중요해지다보니 내신기간 매출이 반짝 15%께 오르기도 하지만 5주 내외의 짧은 기간에 불과해 장기적으로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최근의 수능 난이도라면 전체 수험생의 15%인 9만명이 1등급을 받고 있다. 이 숫자는 서울 주요 대학의 정원보다 많다. 그렇다보니 등급간 점수 차를 얼마로 하느냐가 상위권 학생들에게 무의미해 학생ㆍ학부모들도 그만큼 투자를 대폭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요즘 학부모들은 영어는 중학교 때 끝내고 고등학교 들어가면 수학만 공략한다고 할 정도로 확실히 사교육시장의 대세는 수학 쪽으로 기울었다”며 “이제 수능 준비의 경우 이과는 수학과 과학, 문과는 수학과 국어로 나뉘고 영어는 학생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1등급이 나오지 않는 중위권 이하 학생들 사이에서만 수능 영어 사교육이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