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국과 멕시코가 8년 만에 자유무역협정(FTA)협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양국은 각각 ‘FTA 허브 국가’라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한국은 지난 2004년 칠레를 신호탄으로 세계 각국과 FTA를 맺었으며, 지난해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까지 총 52개국(15건)과의 FTA 체결을 마무리했다. 우리나라가 확보한 경제영토는 미국, EU, 캐나다, 호주 같은 선진국은 물론 인도, 페루, 터키, 콜롬비아 등 신흥 시장까지 두루 아우르고 있다. 멕시코도 1980년대 중반 이후 적극적으로 시장개방 정책을 폈다. 지난해 말 총 45개국과 15개의 FTA를 체결했으며 세계 최대 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원년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중남미 진출 교두보 ‘멕시코’, 포스트 차이나 부상= 세계 경제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이 인건비 상승 등으로 주춤하는 요즘 멕시코는 ‘포스트 차이나’의 선두 주자로 새로운 제조업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자유무역에서 경제 성장의 동력을 찾으려는 두 나라가 우여곡절 끝에 FTA 실무협의체를 마련하기로 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양국의 적극적인 경제영토 확장 전략을 고려하면 폭발력이 큰 만남으로 평가된다.
앞서 양국은 2000년 5월 제5차 한ㆍ멕시코 경제공동위에서 FTA 추진 방안에 대해 협의했고 2002년 7월 경제공동위에서는 타당성 연구 추진에 합의하는 등 오래 전부터 FTA 협상에 공을 들여왔다. 2004년 양국 통상장관 회담에서는 공동연구 실시에 합의했으며 2004년 10월에는1차 전문가그룹 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전문가그룹은 2005년 8월 6차 회의를 열고 공동연구보고서를 채택했으며 그해 9월에는 전략적경제보완협정(SECA)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SECA 협상이 3차례 열린 뒤 2007년 12월 마침내 제1차 한ㆍ멕시코 FTA 협상이 열렸다. 하지만 멕시코 자동차·철강 업계의 반대 등으로 2008년 6월 2차 협상을 개최한이후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이후 양국은 2010년 7월, 2012년 6월 정상 차원에서 FTA 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재까지 진척이 없었다.
한국으로서는 이번에 FTA 협상 재개 선언의 전 단계인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함에 따라 중남미 지역에서 경제영토를 넓힐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북미, 아시아, 유럽 등에서 자유무역의 토대를 닦은 우리나라는 현재 중미와 남미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ㆍ중미 FTA는 파나마,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이 대상이다. 지난해 6월 협상개시를 선언했고 지난해 11월 2차 협상을 개최해상품 양허ㆍ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논의했다. 한국과 에콰도르는 전략적경제협정(SECA)이라는 이름으로 FTA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8월 협상 개시를 선언했고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예비 협의를 개최했다.
▶한ㆍ멕시코 FTA 협상 재개, 韓의 TPP 참여 긍정적인 요인= 멕시코와의 FTA 협상 재개는 우리나라의 TPP 참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TPP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멕시코로부터 간접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TPP 회원국 12개 나라 가운데 일본, 멕시코 등 두 나라와 양자 FTA를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멕시코는 이처럼 미국과 중남미를 잇는 주요 연결 고리다. 특히 중남미 경제 강국이던 브라질이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정치적 불안 등으로 경제적 위상이 추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멕시코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멕시코에 109억달러 어치를 수출했으며 수입액은 35억달러를기록했다. 양국은 서로의 9번째 수출대상국이다. 수입액까지 포함하면 한국은 멕시코의 5대 교역대상국이 된다.
한국은 주로 평판디스플레이, TV, 철강판,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동, 아연,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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