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래스카 사업에 亞 동맹 참여 압박
일본 언론·연구소, 경제성서 의문 제기
美 대출보증 20억弗 그쳐…위험분담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며 압박하고 있지만,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과 “아직 세부사항 중 일부를 조율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알래스카 LNG 사업이 아직 최종 확정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우리 정부는 알래스카 사업 참여 여부를 ‘상업적 합리성’을 따져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 일본도 현재까지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공식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전날(현지시간)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해 “결국 이뤄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어 “파이프라인 사업은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이고, 한국 뿐만 아니라 많은 아시아 동맹국들이 원하는 것”이라며 “물론 아직 세부사항 중 일부는 조율해야할 부분이 있고, 한국측도 그점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에서 채굴한 LNG를 약 1300㎞ 길이의 가스관을 통해 알래스카 남부 앵커리지 인근으로 운송한 뒤 아시아 등지로 수출하는 사업이다.
발표 이후 미 상무부가 내놓은 설명자료(팩트시트)에도 “상업적 합리성과 적용 가능한 모든 국내법상 요건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작업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만 담겼고 구체적 일정이나 금액은 저시되지 않았다.
알래스카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한국과 일본의 투자 가능성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이지만, 일본에서는 막대한 건설 비용과 가격 경쟁력 등을 이유로 상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7월 닛케이가 알래스카관련 추정치는 총사업비 440억달러(약 72조원)로 가스관 건설비만 110억달러(약 18조원)였다. 닛케이비즈니스는 가스관이 산맥 3개와 수백 개의 하천을 통과해야 하고 북극권에서는 공사할 수 있는 기간도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의 야나기사와 다카후미 연구주간은 당시 인플레이션과 관세 영향을 고려하면 사업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높은 비용은 LNG 판매가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닛케이는 지난해 8월 일본 종합상사 관계자를 인용해 장거리 가스관 이용 등을 감안하면 판매가격이 통상적인 LNG보다 높아져 구매자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기업들도 투자 판단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미쓰비시상사의 나카니시 가쓰야 사장은 지난해 4월 이 사업이 여러 차례 논의됐던 사업이라며 1300㎞의 가스관이 필요해 상당한 난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INPEX의 야마다 다이스케 이사도 같은 해 5월 민간기업이 채산성을 기대하고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이 알래스카에서 추진하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획도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닛케이는 지난달 8일 앵커리지 주변에 총출력 125만㎾의 석탄발전소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설비를 건설하는 계획이 알래스카 LNG 사업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연간 최대 2000만t의 LNG 생산을 목표로 하며 전체 사업비는 445억∼545억달러(약 60조∼74조원)로 추산된다. 올해 가스관에 대한 최종투자결정(FID), 내년 수출시설 FID를 거쳐 2031년 첫 LNG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가스관 FID는 당초 지난해 말이 목표였지만 올해로 미뤄졌다. 사업을 주도하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업체 글렌파른 그룹이 목표로 했던 LNG 구매 계약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혹한의 날씨와 얼어붙은 땅 때문에 공사 여건이 열악한 데다 1300㎞에 달하는 가스관과 가스전·액화시설을 건설해야 해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알래스카사업에 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연방 대출보증은 LNG 부문 기준 20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자국이 떠안을 위험은 제한하면서 한국에는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미국 의회조사국(CRS) 공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미국 의회가 승인한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관련 연방 대출보증 한도 가운데 LNG 부문에 배정된 금액은 최대 20억달러 수준이었다.
최 의원은 “미 연방정부도 손실 위험에 선을 긋고 가격 보조까지 거부했던 사업”이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미 연방 보증도 없이 500억달러(약 68조원)라는 천문학적 자금과 리스크를 전면적으로 떠안는 전형적인 불공정·독소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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