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인천)=이태형 기자]18일 인천 서구 가좌동 TPC메카트로닉스(이하 TPC) 제1공장 대강당. 강당 내 책상에 3D 프린터 2대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회사 측이 해외 보급형 3D 프린터 판매 1위 제품과 자사 제품을 비교 시연하겠다고 나선 것. 같은 디자인의 제품 파일을 입력하고 동시에 작동 버튼을 누르자 기기는 빠르게 제품 하단부터 모양을 만들어갔다. TPC의 ‘파인보트(finebot)’가 먼저 작동을 완료했다. 정확히 44분이 소요됐다. 반면 3D 프린터 글로벌 판매 1위인 M사의 제품은 4분 뒤인 48분 만에 공정을 마쳤다. 담당자가 장비를 이용해 제품의 정밀도를 측정했다. ‘30㎜X30㎜’로 설정된 제품의 규격은 파인보트의 경우 ‘29.94㎜X30.05㎜’, 비교 제품은 ‘29.70㎜X30.16㎜’를 나타냈다. 속도와 정밀도 면에서 파인보트의 압승이다.

이날 직접 시연에 나선 차전호 애니웍스 대표는 “속도면에서 파인보트9600이 앞섰고, 모형물의 정밀 오차도 작았다”며 “TPC의 공압ㆍ모션콘트롤 사업분야의 노하우를 3D 프린터에 접목하면서 성능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터 시장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그동안 관련 기업의 주가는 폭등했다. TPC는 1년새 주가가 5배 이상 급등하며 ‘테마주’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날 실제 3D 프린터 시연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 ‘실체 없는 시장’이라는 시장의 우려는 기우였다.

엄재윤 TPC 대표는 “그동안 시장에서 3D 프린터가 테마주에 엮이면서 실체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면서 “실제 3D 프린터 사업을 영위하겠다고 밝힌 곳은 TPC를 포함해 2곳 뿐”이라고 강변했다.

TPC는 지난해 10월 3D 프린터 전문기업인 애니웍스를 인수한 뒤 기술 개발을 진행, 공장 자동화와 리니어 모터(직진 모터) 기술을 3D 프린터에 적용하면서 제품의 기능을 개선해 왔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 3D시스템즈사와의 3D 프린터를 이달부터 국내에 유통시키는 한편, 자체 브랜드인 파인보트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특히 파인보트는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TPC가 이달 말부터 판매에 나서는 파인보트의 예상가격은 265만원으로, 수입 제품 가격인 400만 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한편 오는 7월 인천 오류동에 생산공장이 완공되면서 월 500대 가량의 3D 프린터를 생산할 수 있는 대량 생산 능력도 갖추게 된다. 공장 탐방을 진행한 김종현 공장장은 “품질과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월 1000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보해 수요 증대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3D프린팅 기술 개발을 위해 벤처ㆍ중소ㆍ중견기업에 5년간 15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TPC의 3D 프린터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엄 대표는 이날 설명회에서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타사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실제 TPC가 운영 중인 기술지식 포털인 ‘메카피아’를 통해 자사의 3D 프린터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11만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3D프린터 관련 전문포털인 ‘3DHUB’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3D 프린터 보유자와 프린팅서비스 수요자간의 매칭 서비스, 3D프린터 설계도 DB 구축, 온ㆍ오프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엄 대표는 “시장 형성 이후 대기업의 진출에 대비하기 위해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단순히 하드웨어만 제공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인프라까지 구축해 시장 선점 효과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TPC 강당 내에 걸려 있는 ‘창조, 판단, 행동’이라는 사훈처럼 TPC는 ‘3D 프린터 시장 선점’이라는 발상의 전환에 이어 시장 개척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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