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흡연 피해자들이 담배 때문에 암에 걸렸다며 KT&G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내 첫 ‘담배소송’의 대법원 확정 판결에서 흡연자들이 패소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지난 1999년 처음 담배피해 소송이 제기된 이후 15년 만에 나온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일 오전 김모 씨 등 5명과 또 다른 31명 등 흡연 피해자들이 15년 전에 국가와 KT&G를 상대로 낸 2건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1심과 2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상고심 결론도 흡연자들의 패소로 끝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제조한 담배에 설계상, 표시상의 결함이나 그 밖에 통상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안전성이 결여된 결함이 있다고 볼 증거가 없고 피고들이 담배의 위해성에 관한 정보를 은폐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또 흡연과 폐암 발병 사이의 개별적인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피고 측에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흡연은 개인이 스스로 선택한 행위로, 이에 따른 질병의 책임 역시 흡연자 본인에게 있다는 게 이번 대법원 판결의 취지다.
1심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13부도 지난 2007년 폐암과 후두암이 흡연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을 담당한 서울고등법원 민사9부는 흡연과 폐암 사이의 개별적 인과 관계는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KT&G 담배에 결함이 있거나 고의로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역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담배소송은 1999년 9월 폐암 환자 김모 씨와 가족 4명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제기한 1억76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비롯됐다. 3개월 후 허모 씨 등 흡연자 6명과 가족 등 31명도 별도의 소송을 내 3억7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두 소송을 처음에 제기한 원고 수는 각각 31명과 5명이었지만 재판이 길어지면서 소송을 낸 흡연자 중 6명이 암으로 폐암이나 후두암 진단을 받아 세상을 떠나 원고 수는 각각 26명과 4명으로 줄었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로 현재 고등법원에 계류돼 있는 1건의 담배소송과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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