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예산 떠넘기기’ 싸움에 누리과정 예산 4분의 1만 확보
누리과정(만3~5세 무상교육) 예산 편성을 둘러싼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예산 떠넘기기 싸움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되풀이되면서 아이들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당장 내년에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중 고작 1/4만이 확보된 상황이라 보육ㆍ유아교육 대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관련 단체가 길거리로 나와 누리과정 예산 확보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8일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ㆍ도교육청에 따르면 2016년 누리과정에 필요한 예산 4조240억원 중 17일 현재 각 시ㆍ도의회를 통해 편성된 예산은 1조1322억원으로, 필요 예산에 28.13%만이 확보된 상황이다.
이를 세부화해서 살펴보면 교육시설인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1조8910억원이 필요하지만 편성된 예산은 7793억원으로, 확보된 예산은 41.21%를 기록했다. 보육시설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2조1323억원 중 1/5도 안되는 3529억원(16.55%)만 확보된 상황이다. 전국 17개 시ㆍ도교육청 중 대구,경북, 울산을 제외한 14개 시ㆍ도교육청이 “국고로 지원해야 한다”며 어린이집 지원금을 내년도 예산에 편성하지 않았다. 서울과 광주,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전북, 전남 등 8곳은 내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유치원 지원 예산도 어린이집 지원에 발목이 잡히고 있는 형국이다.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는 누리과정이 국고로 해결해야 한다며 내년에 편성한 유치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유치원 누리과정의 지원 예산 편성을 위해 시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며 “예산 통과가 안되면 정말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ㆍ도교육청은 ‘해법찾기’보다는 정치적 논리 싸움만 되풀이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12년 지방재정법시행령 개정으로 누리과정 예산 지원을 의무지출경비로 규정, 시·도교육청의 법령상 의무이기 때문에 누리과정 예산을 교부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도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교육청 의무가 아닐 뿐더러 현실적으로 재원이 부족해 편성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ㆍ도교육감협의회는 “누리과정 예산 파행은 시ㆍ도교육청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떠넘긴 중앙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등 7개 보육·교육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 사태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참여단체들은 “대통령과 여당의 무상보육 국가책임제 실현공약이 미이행된 것과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는 태도에 대해 직접 행동에 나선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아이만 낳으면 국가가 잘 키워주는 그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큰소리 치고 있지만 아이를 낳은 학부모들이나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들 중 그 어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무상보육”이라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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