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프로야구 수사선상에 중견 기업인들도 포함 확인 브로커 “몸만 오면 된다” 유혹 국내 눈 피할수 있다는 장점도
조폭 브로커가 검찰에 덜미를 잡히면서 촉발된 ‘원정도박’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중견 기업인부터 유명 프로야구 선수까지 줄줄이 검ㆍ경의 수사선상에 오르며 사회적 충격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사회에서 상당한 지위를 쌓은 기업인이나 유명 스타들이 원정도박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국내의 눈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20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조폭 일당이 포함된 브로커들은 강남 술집이나 국내 유명 도박장 등을 돌면서 “해외에서 제약없이 도박을 해 보지 않겠느냐”며 원정도박 참가자들을 알음알음 물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 기업인들과 유명 스포츠 선수들이 브로커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 이 과정에서 “항공권, 숙식을 제공해주겠다”며 “몸만 오면 된다”는 식으로 유혹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마카오의 출입국 기록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도 원정도박 늪에 빠지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필리핀이나 다른 동남아시아 카지노의 경우 대부분 여권 확인 등을 하지만, 마카오는 이런 절차를 따로 거치지 않는다. 또한 대부분 홍콩을 경유해 마카오로 들어가기 때문에 입국 기록도 남아있지 않아서 수사당국이 행적을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게 된다.
하지만 지난 6월 브로커인 문모씨와 이모씨가 검찰에 붙잡히면서 이 같은 해외 원정도박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마카오 카지노에서 VIP룸인 ‘정킷방’(junket)을 운영하며 은밀하게 도박 참가자를 끌어들였다.
정킷방은 국내 조직폭력배가 해외 현지 카지노 업체에 보증금을 걸고 VIP룸을 빌려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현지에서 도박꾼들에게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를 수금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해외 원정도박에 대한 처벌 기준이 뚜렷하지 않은 점도 지적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판돈이 얼마 이상이면 도박이라거나, 게임을 몇 번 이상 하면 상습도박으로 처벌한다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그동안 해외 여행 중 한두 차례 카지노를 들러 즐겼을 경우 처벌받은 사례가 없기 때문에 의혹 당사자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 번 재미삼아 했을 뿐”이라는 해명으로 일관한 경우가 많았다. 다만 대법원은 시간과 장소,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 및 재산정도, 도박 경위, 이익금의 용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현재까지 도박 혐의로 기소된 이들은 대체로 카지노를 목적으로 수차례 마카오 등 해외를 드나들고 여기서 쓴 돈이 억대에 이른 경우다.
방송인 신정환씨의 경우 2011년 필리핀의 한 카지노에서 2억여원으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이전에 도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어 형이 가중됐다.
검찰은 현재 경기도의 K골프장 소유주 맹모(87)씨와 울산의 해운업체 K사 대표 문모(56)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조사 중에 있다.
경찰 측 역시 또다른 브로커들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을 비롯한 다수 고객을 마카오 정킷방에 유치한 정황을 들여다 보고 있어 수사가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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