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증을 앓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몸은 건강한 편이라고 했다. “그 많은 마약과 술과 쾌락을 취한 것에 비하면 너무 깨끗할 정도”라고.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탓에 직업병으로 디스크를 얻었지만 약으로 버틸 만하다고 했다. 그는 “죽음에 대해 평온하다”고도 말했다.

스튜디오 이름인 벨벳언더그라운드는 1960년대 미국 록밴드의 이름이다. 인터뷰가 끝난 며칠 후 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컬러링이 먼저 답을 한다. 벨벳언더그라운드의 ‘페일블루아이즈(Pale blue eyes)’다.

이순(耳順)을 넘긴 작가는 달관한 듯 평온하면서도 어딘지 창백해 보였다. 그의 사진들처럼. 그는 최근에 “나는 허무하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글귀를 책에 써 넣었다. 김중만을 지배하는 감성은 허무함, 쓸쓸함, 외로움이다. 그래서 그의 사진들은 어둡다. 그래도 그는 “그게 가장 나 답다”고 말했다. 여기, 외로운 사람 있으니, 당신 혼자 외로운 것 아니라고. 그렇게 사람들을 토닥이는 거다.

김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