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개혁, 국민 공감대가 우선…먼저 환부 도려내야”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 임금피크 없는 정년 연장…조직내부 승진·변화 불가능…청년고용절벽 해소도 어렵다
박형수 조세재정연구원 원장 정권 때마다 거창하게 시작…반짝하다 용두사미로 끝나…작아도 오래가는 개혁 돼야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공공개혁의 기본 방향은…정부의 기본적 기능 굳히는 것…새 성장패러다임 맞춘 역할을 “노동ㆍ교육ㆍ금융 개혁은 꼭 필요하다. 그런데 공공개혁을 하지 않으면 이 개혁을 끌고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공공개혁을 추진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다. 곪아있는 환부를 드러내 우선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지난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공공부문 개혁정책의 주요 내용과 방향’을 주제로 좌담회가 개최됐다. 헤럴드경제와 현대경제연구원의 연중기획 ‘2015년, 한국경제 구조개혁의 골든타임’ 좌담회의 다섯번째 주제다.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방문규 기획재정부 제 2차관,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원장,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참석해 공공부문 개혁 전략과 과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기능조정과 재정개혁을 통해 재정효율화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임피제)를 도입해야 하고 공공부문이 앞장서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모든 개혁은 투명하게 제대로 알려 국민들의 사회적 공감대를 먼저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효율성 제고가 공공개혁 핵심= 지자체들이 연말에 멀쩡한 보도블럭을 갈아엎는 게 이월이 안되는 남은 예산을 쓰기 위해서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박진 교수는 정부가 보조금 등을 과도하게 지원하면서 이처럼 재정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완화는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 혹은 진흥기능의 문제점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면서 보조금지원이나 세금감면 등은 주로 공공기관이 정부를 대신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지자체의 지방도(국지도) 사업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국지도 건설을 한다면서 정부 보조금 100억원을 타내는데, 실제로는 20억원만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나머지 돈을 안 쓰면 회수하므로 불필요한 곳에 이를 소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고보조금은 58조원, 국세감면액은 35조7000억원(추정)이다.
이에 대해 방문규 차관은 “정부의 과도한 투자 지원이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는 건 사실”이라면서 “불필요한 초과 수요를 막기 위한 장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지도 국고 보조율 축소도 그중 하나이다.
정부는 지자체에서 국지도를 남발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비를 100% 투입하지 않고 지자체가 비용의 10%를 부담토록 했다. 대신 그 금액만큼 지역발전특별회계 포괄보조금을 지원해 다른 사용처에 쓰게 하고 있다. 방 차관은 “지자체에게 SOC 투자의 일부 비용을 분담케 하면 무조건 유치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금의 양보다는 그 속내를 들여다 봐줄 것도 부탁했다. 그는 ”보조금의 상당부분이 복지 등 의무지출에 사용됐다“면서 “기초노령연금이 폐지되고 기초연금으로 바뀌면서 연간 지원 수준이 2013년 3조2000억원에서 2015년 7조6000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고, 무상보육이 1조5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3~4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쪽 보조금이 워낙 빠르게 늘고 있어 다른 분야의 보조금에 통제를 가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 선도해야= 최근 임금피크제가 뜨거운 감자다. 정부는 연내 316곳인 공공기관 전체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는 목표지만 현재 35%에 머물고 있다. 박형수 원장은 “노동개혁은 공공부문이 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인건비와 정원통제를 하고 있음에도 방만해지기 쉬운 조직이 공공부문이어서 이 부분에서 개혁의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민간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 차관은 “정부는 재정을 투입하고, 장년층은 임금을 삭감하고, 고용주는 추가 비용을 내 고통을 분담하자는 게 임금피크제”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채 정년이 연장된다면 조직 내부 승진이나 변화가 불가능한 올스톱 상태가 될 것“이라며 신규 인력을 수혈해야 조직의 활력이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기업들이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을 58세로 늦추려고 하는데 정년이 늘었다고 피크제 연령을 늦추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개혁 중에서도 공기업이 가장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는 동시에 청년고용목표를 설정해 비교적 정교하게 돼 있다“면서 ”내후년 정년 연장제로 일하는 사람이 8000명인데 이만큼 신규채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공기업도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찬성률이 60%를 넘기 힘든 상황이어서 사회적 압력 없이는 중소기업 같은 곳에서 임금피크제가 실현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대와 정보 공개가 중요= 공공부문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까. 방 차관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경제 성장동력 약화, 복지수요 증가 등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공공부문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기능조정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사회기반시설(SOC) 위주로는 생활의 질 제고를 원하는 국민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기능 조정을 인력 감축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핵심기능으로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것이 기능 조정이라며 그동안 52개 기관에 대해 업무조정을 한 결과 4개 기관을 폐지하고 5700만명의 인력과 7조6000억원의 예산을 절감 또는 재배치 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공공개혁의 기본방향은 정부의 기본적인 기능을 굳혀야 하는 것” 이라면서 “이를 위해서 우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고, 공공부문은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에 맞춰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원장은 공공부문 개혁은 작더라도 오래가는 개혁이 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사례를 보면 정부 출범 초기 짧은 기간에 거창한 개혁 작업을 추진하려고 해 보기엔 속이 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몇 개 기관을 통폐합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이 하고 있는 사업의 비리나 문제점 등 환부가 안 드러나고 있다. 곪은 부분을 드러내고 시민단체들도 공공기관의 문제점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면서 문제가 노출되고 시정하는 노력이 계속 쌓여야 국민의 여론과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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