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폭력 이겨내려면
이상한 문자오면 부모에 알리고 부모는 내 아이 카톡 종종 확인을 이상징후 발견땐 상담기관 찾도록
3개월 동안 사이버 폭력을 당했던 김경식(18ㆍ가명) 군은 지난해 8월 마음을 추스르고 학교에 복학할 수 있었다. 아직은 더디지만 사람 눈을 보고 대화를 할 수 있게 됐으며, 무엇보다 ‘죽고 싶다’는 단어를 몇 번이나 생각했던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2년 12월 김 군은 사소한 시비로 인한 일방적 구타로 안와 골절까지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가해자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열려 처벌을 받았지만 폭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계속됐다. SNS를 통해 욕설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차단을 해도 다른 아이디를 통해 욕설은 막을 수 없었다.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두려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 군은 고통에서 헤어나고 싶다는 의지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우연히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한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긴 터널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은밀하고 잔인하게 진행되는 사이버 폭력,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족 등 주변인의 역할’ ‘본인의 의지’ ‘전문상담기관 접촉’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 군의 경우처럼 오프라인상의 물리적인 폭력과 사이버 폭력이 병행된 경우도 있지만, 물리적인 폭력이 일어나지 않는 사이버 비방, 이미지 불링<헤럴드경제 2013년 12월 31일자 참조> 등 사이버 폭력의 경우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무엇보다 본인 의지가 중요=사이버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본인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사이버 폭력은 다른 폭력보다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 한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김태윤 열린의사회 팀장은 “사이버 폭력을 당했을 때는 무엇보다 ‘싫다’ ‘기분이 좋지 않다’고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리적인 폭력뿐 아니라 사이버 폭력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말고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와 카카오스토리 친추도 방법=가족 등 주변인들의 지속적인 관심도 필요하다. 아이들이 쓰는 스마트폰을 볼 수 없다면, 개방형인 카카오스토리 등의 친추(친구추가)를 통해 관심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카카오스토리 프로필의 문구, 글에 달린 아이들의 댓글로 아이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국 성모정신병원 원장은 “아이들에게 있어 사이버 세상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라며 “부모님들도 아이들끼리 놀면서 그런다는 생각을 버리고, 조그만 징후라도 느껴지면 아이와 대화를 시도하거나 혹은 학교생활 파악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도움 주는 전문상담기관 찾아야=주위를 조금만 돌아보면 ‘도움의 손길’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열린의사협회,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 등에서 사이버 폭력 피해 아이들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김 군에게 ‘그래도 버텨보자’라는 희망을 심어준 곳은 열린의사회가 KB국민은행과 함께 제공하는 SNS 상담 프로그램 ‘상다미 쌤’. 열린의사회 측은 김 군의 사례가 처음 접수된 지난 2012년 12월부터 학교를 복학하기까지 지속적으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제공하는 ‘마이피플’을 통해 상담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열린의사회는 김 군의 우울증 증세를 확인했으며 자살 충동, 대인 기피, 공황 장애 등 다양한 심리적 불안감을 파악했다. 김 군에 대해 대면 상담과 정신과 진료도 진행했다.
사이버 폭력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한 곳은 열린의사회뿐만은 아니다. 청예단 학교폭력SOS 지원단을 통해서도 의료비, 무료 법률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박병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