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의 뚜껑이 열린 가운데 성의가 결여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아베 내각은 이날 오후 5시 총리관저에서 전체 각료가 참석한 가운데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를 정부 공식 입장으로 결정했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서 국내외에서 관심을 모아온 사죄와 반성, 침략, 식민지배 등 이른바 4대 키워드를 모두 언급하기는 했지만 주체를 빼거나 과거형으로 표현하는 등 직접적인 사죄 표명은 회피했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 말했다.
또 “사변, 침략, 전쟁, 어떤 무력의 위협과 행사도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두 번 다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식민지 지배로부터 영원히 결별해 모든 민족의 자결 권리가 존중되는 세계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반성과 사죄를 거론하되 역대 내각의 표현을 인용하는 간접적 방식인데다 침략과 식민지배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주어를 생략하는 일반론에 그쳤다.
사실상 일본이 행한 식민지배와 침략은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아베 총리는 또 전후세대가 8할이 넘었다면서 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하는 숙명을 지워선 안된다”며 가해자 국가지도자로서 먼저 사죄가 더 이상 필요없다는 식의 인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베 담화가 패전일인 15일을 피해 하루 전인 14일 발표된다고 예고된 시점부터 김빠진 내용이 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4월 국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발언하고 같은 해 연말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등 우경화 행보를 보여온 바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아베 총리가 결국 식민지배와 침략과 관련해 성의가 결여된 담화를 내놓음에 따라 한일관계와 중일관계를 비롯한 동북아정세는 한동안 복잡하게 꼬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앞서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그간 일본 내각의 역대 담화에서 표명된 역사인식은 후퇴돼서는 안 되고 계승돼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지난 7일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일본 측이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을 직시하고 심각하게 반성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전쟁의 성격과 전쟁의 책임 문제에서 명확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아베 담화가 한국과 중국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침에 따라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등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된다.
한중일 3국은 지난 3월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조기에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나 중국이 유보적 입장을 보이면서 지연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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