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국가인권위원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의자가 경찰서 내에서 수갑이 채워져 격리돼 있다가 화장실을 간다고 해 경찰이 수갑을 풀어준 사이 진정인인 피해자를 폭행하여 발생한 2차 피해에 대해 경찰이 피의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피해를 초래하였다고 26일 판단했다.
이에 피진정인의 소속기관장인 서울 A 경찰서장에게 피진정인에게 주의조치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진정인(피해자)의 신고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주취상태의 피의자가 수갑을 풀어주었을 시 화장실 바로 앞에 앉아 있었던 진정인 앞을 지나야 한다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가능한 사고였음에도 경찰이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해 폭행피해가 발생했다고 본 것이다.
진정인 안모(43) 씨는 지난해 7월 본인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주대를 계산하지 않고 행패를 부린 취객을 경찰에 신고했고, 현행범으로 체포된 가해자는 지구대에서 진정인에게 욕설을 계속했다.
수갑이 채워진 채로 지구대로부터 가해자를 인수받은 경찰이 화장실을 가려는 가해자의 수갑을 풀어주어 폭행당했으며, 이로 인해 이가 부러졌다며 올 3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가해자는 지난해 7월 밤 12시 30분경 진정인이 서울에서 운영하는 주점에서 주대를 지불하지 않고 술잔을 집어던지며 다른 손님 바지에 소변을 보는 등 행패를 부려 진정인의 신고로 체포됐다.
수갑을 찬 채로 같은 날 새벽 1시 반쯤 관할 경찰서에 인치된 가해자는 피의자 대기석에, 진정인은 바로 옆의 화장실 앞 의자에 앉도록 분리됐으나, 당시 가해자와 진정인 간 거리는 채 1m가 되지 않았고 가해자가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진정인을 지나가야 하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화장실을 가겠다는 가해자의 수갑을 해제해 준 후 제자리로 돌아갔고, 화장실을 가던 가해자는 화장실 앞에 있던 진정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5회가량 폭행해 진정인의 오른쪽 송곳니가 부러지는 상해를 입혔다.
인권위는 “헌법은 국민의 신체의 안전과 자유를 기본적 권리로 명시하고 있고, ‘범죄피해자보호법‘도 범죄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입법조치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보복을 당할 우려 등 범죄피해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마련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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